정의찬, 1997년 '이종권 고문치사' 가담해 실형 선고받아민주당, 총선 후보 '적격' 판정 내렸다가 논란에 '부적격''이석 치사 사건' 연루, 이재명 측근 강위원 공천도 주목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의찬 당대표 특보. ⓒ정의찬 페이스북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의찬 당대표 특보. ⓒ정의찬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받은 정의찬 대표특보에게 총선 후보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논란이 일자 '부적격'으로 다시 의결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15일 오후 "제22대 총선 중앙당 검증위원회는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정의찬 신청자에 대해 지난 14일 적격 발표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후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다시 회의를 열어 검증한 결과 특별 당규 별표 1의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 범죄 경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해 부적격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 특보는 1997년 5월27일 전남대에서 발생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관여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정 특보와 남총련 간부 6명은 이종권 씨가 전남대 학생 행세를 했다며 사무실로 끌고 가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하고 고문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후 정 특보는 1998년 2월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200만원,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1998년 6월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고 2002년에 특별사면·복권됐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이 같은 전과가 있는 정 특보에게 '공천 적격' 판정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 특히 정 특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공정 시비가 붙었다.

    정 특보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1년 4월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대선 과정에서는 이재명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팀장을 맡았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 8월 그를 특별보좌역에 임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 특보 관련 논란에 "재논의해서 처리해야 될 사안"이라며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검증위원회가 재논의 끝에 정 특보에게 총선 예비후보 부적격을 결정한 것이다.

    정 특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증위원회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문치사 사건에 대해 "저는 폭행 현장에 있지도 않았으며 폭행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며 "수사 당국 윗선에서 '남총련 의장' 정의찬을 이 사건에 포함시키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당사자들에게 자행된 수사당국의 회유, 협박, 폭행, 강압적 수사를 괴로워하다 최종적으로 의장으로서 책임을 졌을 뿐"이라며 "저 역시도 공안당국의 강압적 수사에 의한 피해자로 평생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향후 민주당이 또다른 논란에 휩싸인 강위원 민주당 특보에게도 어떤 판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주 서갑 출마를 준비 중인 강 특보는 '1997년 이석 치사 사건' 발생 당시 한총련 5기 의장이었다.

    '이석 치사 사건'은 1997년 6월4일 한총련 5기 출범식을 앞두고 행사장이었던 한양대에서 23세 선반기능공 이석 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감금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강 특보는 이 사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지만 이후 "우리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사과했다.

    강 특보는 1998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지만 1999년 8월15일 특별사면됐다. 2018년 지방선거 때 광주 광산구청장 출마를 준비했지만 과거 성희롱사건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강 특보도 이재명 후보 캠프 출신이며,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힌다.

    김병기 검증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강 특보와 관련 "아직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하면 자료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