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한에 대한 북한 주민들 긍정적 기대감 차단하려는 의도"
  • ▲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면에 '괴뢰(남한) 전 지역에서 반미, 반전투쟁 전개, 제68차 초불대행진 진행'이란 기사를 실었다. 사진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포착된 모습. ⓒ북한 노동신문 캡처/뉴시스
    ▲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면에 '괴뢰(남한) 전 지역에서 반미, 반전투쟁 전개, 제68차 초불대행진 진행'이란 기사를 실었다. 사진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포착된 모습. ⓒ북한 노동신문 캡처/뉴시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 참여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사진을 실었다. 북한주민들이 접촉하는 노동신문에 한국의 유력 정치인이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동신문은 12일자 6면에 '괴뢰 전 지역에서 반미·반전투쟁 전개, 제68차 촛불대행진 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노동신문은 "괴뢰(대한민국) 전 지역에서 외세의 앞잡이, 전쟁 돌격대가 돼 핵전쟁 소동에 광분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고 부정부패, 살인악정, 파쇼독재 통치로 민중을 죽음에로 몰아넣는 윤석열 역도를 기어이 탄핵시키기 위한 각계의 투쟁이 날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며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열린 촛불시위 현장 사진을 12장 게재했다.

    이 사진 중 한 장에서 '김건희 특검' 손팻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웃고 있는 추 전 장관의 모습이 포착됐다. 추 전 장관에 관한 별도의 설명은 없었다.

    정부에 따르면, 노동신문이 지난 5월부터 11월 초까지 한국 여러 단체의 반정부시위를 다룬 기사는 40여 건에 달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왜곡해 부각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남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임종석)을 통해 사진·동영상을 비롯한 저작물 사용료를 국내 업체로부터 징수하면서도 한국 매체의 사진은 무단 사용해왔다. 이번에도 노동신문이 사진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국내 매체나 관련 단체의 사진을 또다시 무단 사용했거나 유튜브 중계 영상을 갈무리(캡처)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