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이낙연 신당에 "사쿠라 노선" 비판해 파문조응천 "盧 지지율 낮다고 탈당하더니 어느새 친명"이상민 "이재명 방패 역할… 부끄럽지도 않나"윤영찬 "김민석, 본인이 혐오한 수구 정치에 몸담아"이원욱 "민주당의 586 정치인 우리가 부끄럽다"'새천년NHK 룸살롱' 김민석 "이낙연 옹호는 모순"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사쿠라 노선"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김 의원이 과거 탈당한 전력을 재소환하며 "셀프 디스"라고 비난했다.

    "'철새' 김민석, 친명 전사 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김 의원을 두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당하고 정몽준의 '국민통합21'로 옮기지 않았나"라며 "그때 '철새' '김민새' 이런 별칭이 붙었다"고 상기했다.

    "그런데 16년 만에 (민주당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추미애 대표 쪽으로 분류가 됐는데 어느새 보니까 완전 친명(친이재명) 전사가 돼 있다"고 언급한 조 의원은 "그런 분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또 당의 원로를 향해서 비난하고 저격한다. 과연 사쿠라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저는 셀프 디스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두고 "정통 야당과 다른 노선인데 성공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어로 벚꽃을 뜻하는 '사쿠라'는 정치권에서 주로 여당과 야합하거나 변절한 정치인을 가리킬 때 쓰는 비속어다.

    그러나 김 의원도 과거 탈당 전력이 있어 '내로남불' 논란에 직면했다. 김 의원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새천년민주당(민주당의 전신)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 캠프인 국민통합21로 당적을 옮긴 바 있다. 이후 다시 새천년민주당으로 복당한 김 의원은 '철새 정치인'이라는 뜻으로 '김민새'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5선인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친명계인 김 의원을 향해 "정치적 입장이 같으면 같이 행동하고, 다르면 헤어지고 다시 경쟁하고 그러는 것이지. 늘 묶여 있고, 무슨 노예인가?"라며 "지금 민주당에는 이재명 대표를 맹종하는 맹종분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말이라면 아무것도 못하고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부끄러워하고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가?"라며 "당의 5선이고 총리, 대표까지 역임한 분이 이런저런 고민하는 것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할 생각은 안 하고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말을 하는 것은 그분들 인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갖게 한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과거 철새처럼 당적을 옮겨서 김민새라고 불리던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자기 앞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 "'김민새' 오명 쓰고 10년간 낭인생활"

    기자 출신으로 비명계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2002년 10월17일 김민석 선배의 민주당 탈당은 큰 충격이었다"며 "당시 민주당 출입기자였던 저는 김민석의 탈당 소식에 '멘붕'했고 탈당의 이유를 본인에게 직접 듣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윤 의원은 이어 "김 의원은 노무현의 낮은 지지율을 이야기하며 정몽준이 결국 치고 올라와 대선후보가 되고, 그래야 이회창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명분과 가치보다 현실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김 의원은 '김민새'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고 10년 넘게 정치적 낭인생활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랬던 김의원께서 어느덧 친명계로 변신해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고 이낙연 전 대표에게 '사꾸라' 운운하고 계신다"고 지적한 윤 의원은 "젊은 날 본인이 그토록 혐오했던 기득권과 수구의 정치에 얼마나 몸을 담그고 계신지 곱씹어주면 고맙겠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이번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86세대 청산론이 재점화됐다. 김 의원은 1964년생으로 대표적인 86세대 정치인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오직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을 받들고 586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민주화를 관통하며 민주를 이루었으면서도 민주를 내재화하지 못한 민주당의 586 정치인, 우리가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친명이라는 굴레 속에서, 국민 대개는 알고 있는 민주당의 썩은 고름을 짜내지는 못할지언정,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향한 차가운 칼날을 닮은 말들에 저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나를 비판하며 이낙연 옹호는 모순"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또다시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독재의 일심동체 골리앗인 윤석열-한동훈 심판은 민주당의 절대과제"라며 "이 절대과제를 흔드는 이낙연 신당론은 결국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또 자신의 탈당 전력과 관련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고 당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회창 집권을 막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고 충정'이었다고 자서전에 쓰셨다"며 "그러나 제 선택에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경시한 방법적 오류가 있었고, 지난 20년간 깊은 반성과 사과를 거듭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20년 전의 저를 비판하며 오늘의 이낙연을 옹호하는 것은 위선이자 모순"이라며 "과거의 제 선택을 비판한 분이라면 백배 더 강하게 이낙연 신당을 비판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당선돼 정치계에 입문했다. 당시 최연소인 31세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새천년NHK 룸살롱'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200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 참석 후 유흥주점에서 여성 접대부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건으로, 당시 자리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