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화 중단으로 북한이 핵개발 시간 벌어"전여옥 "北이 약속 어겼는데 왜 우리 탓인가"국힘 "이제 그만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하라"
  • ▲ 2018년 5월 26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번째 남북정상회담 직후 포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2018년 5월 26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번째 남북정상회담 직후 포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 핵무장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북한 인민이냐"며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북한이 마음대로 파기하고 약속을 어긴 남북대화(중단)를 다 우리 탓으로 돌리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전 전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 'ok 여옥대첩!'에 올린 <문재인이 뭐가 문제냐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날 문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사실상 우리 정부의 탓으로 돌린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전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의 주어가 설마 대한민국이냐"며 "'합의 파기'는 북한이 떡먹는 듯이 했고, 대화는 온갖 변덕떨며 허구한 날 '못해, 안해~'했는데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뼈아팠던 정상회담 실패? 우리 국민은 그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토로한 전 전 의원은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으로) 그래서 삐진 북한세습 3대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한 것인가?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북한이 세습독재를 위해 핵개발을 꾸준히 치밀하게 해온 것을 진짜 모르느냐"고 꾸짖었다.

    전 전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을 김정은의 완벽한 '핵인질'로 삼지 못해 땅을 치며 통곡하는 당신이 한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소름끼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北, '9·19합의' 후 끊임없는 군사 도발‥ 위성 발사"

    전 전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도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10일 발표한 논평에서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었나"라며 "말로만 하는 평화 타령, 북한을 달래고 북한에 읍소한 대북정책의 결과는 무엇인가"라고 문 전 대통령에게 되물었다.

    김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집권 5년 내내 '종전선언'을 주장하며 북한을 향한 일방적 구애와 지독한 짝사랑을 보여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북한의 화답은 우리 국민과 영토에 대한 위협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2018년 9·19 남북 군사 합의 체결 후 끊임없는 군사 도발을 이어오다 급기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정찰위성을 강행 발사했다"고 되짚은 김 대변인은 "현재의 남북 관계를 우리 탓으로 돌리는 북한에 애초부터 9·19 합의 이행 의지는 없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정당방위로 9·19 합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를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일 3국은 어제 열린 안보실장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및 군사협력 금지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공조 강화를 약속했다"며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글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분이 맞는지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리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라며 "퇴임 후 문 전 대통령이 존재감을 회복하는 길은 잘못한 대북정책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대한민국의 평화를 돕는 길일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념적·정치적 결정으로 핵문제 해결 기회 놓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시그프리드 헤커(Siegfried Hecker) 박사의 '핵의 변곡점(Hinge Points)'을 추천하며 재임 시절 '남북 대화'와 '종전선언'을 추진한 것이 옳았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 글에서 문 전 대통령은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핵의 변곡점'은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며 "헤커 박사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을 직접 확인했으며, 미국 역대정부와 의회에 자문역할을 해온 최고의 북핵 권위자"라고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북한의 핵개발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핵이 고도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외교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며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뼈아팠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짐작을 넘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