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지도부에 이상민 영입 언급…유성을 당협위원장 물러나이상민 "이준석 신당? 혼자만으론 한계… 민주당·국민의힘 강고해"
  •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종현 기자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 영입을 위해 당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에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이 민주당을 떠나자 본격적으로 총선 '슈퍼 빅텐트' 시동을 거는 것이다.

    4일 복수의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 전 사전회의에서 "우리 당 충청권 인사들 중 이상민 의원 영입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다. 다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이 의원) 영입을 위해 우리 당도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5선인 이 의원은 3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돼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됐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탈당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본격적인 영입 추진에 나섰다. 김 대표는 조만간 이 의원을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이 이상민 의원을 데려오는 것에 힘쓰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각 지역 당협위원장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공천 우선순위로 꼽힌다. 이미 5선을 한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지역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달라 벌어지는 신경전이 사라져 공천에 따르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전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모든 의석(7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체제'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을 영입한다면 당 안팎 인사들을 폭넓게 품는 이미지를 만듦과 동시에 민주당의 균열을 꾀할 수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 대표가 내걸었지만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는 '슈퍼 빅텐트'에도 동력이 더해진다. 당장 이 의원을 시작으로 비명계의 연쇄 탈당이 이어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도 "이상민 의원이 평소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점에 비춰보면, 탈당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표는 "같은 당 소속이던 동지가 개딸의 포로가 된 민주당, 숨막히는 비민주적 정당 운영에 대한 솔직한 지적을 했다"며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가 탈당해야 할 정도로 내부가 곪아 있다면 민주당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당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이준석 신당' 등 새로운 정치세력으로의 합류에는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모임이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 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워낙 강고하기에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력이 연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슈퍼 빅텐트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