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가짜뉴스 유포자'에 판 깔아 준 MBC 규탄"
  • ▲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20대 대통령 선거 직전, '2011년 당시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직접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봐줬다'는 가짜뉴스를 보도한 기자가 MBC 라디오에 나와, 무려 23분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일방적인 변명을 늘어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지난 12일 '가짜뉴스 유포자에게 판을 깔아 준 신장식을 규탄한다'는 제하의 성명에서 지난달 31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선개입 허위보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봉지욱 전 JTBC 기자(현 뉴스타파 기자)가 버젓이 출연한 것을 문제 삼았다.

    MBC노조는 "봉 기자는 지난해 2월 21일 JTBC 뉴스룸에서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고, 조우형은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었다'고 보도했다"며 "당시는 20대 대선 보름 전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성남시 대장동 재개발 비리 책임이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아니라 윤석열 전 대검 중수2과장에게 있다고 역공세를 펴고 있을 때였다"고 되짚었다.

    "봉 기자의 보도는 이 같은 주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고 상기한 MBC노조는 "이후 JTBC는 지난 9월 해당 보도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방송을 했다"며 "중요한 진술의 누락과 일부 왜곡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확인 결과 봉 기자는 해당 보도 넉 달 전 조우형 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이때 조씨는 '담당검사가 박모 검사였다'고 말했고,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며 "그런데도 봉 기자는 '주임검사가 윤석열 과장이었다'고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조씨는 봉 기자에게 '2012년 (풍동 개발을 수사하던) 중앙지검이 자신의 계좌를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는데, 봉 기자는 '2012년' 부분을 잘라낸 뒤 스튜디오에 나와 '조우형이 계좌를 (2011년 대장동 개발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가 압수했다고 그랬다'고 밝혔다"고 MBC노조는 전했다.

    MBC노조는 "그러나 지난달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봉 기자는 반성의 빛조차 없었다"며 '제가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어떻게 저도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왜곡과 짜깁기 보도를 했다는 JTBC의 진상보고서에 대해서는 두루뭉술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봉 기자는 무려 23분간 자기 주장만 떠들어댔다"며 "'조우형이 윤석열 검사를 만나지도 커피를 마시지도 않았으니 봐준 것도 없다는 것은 궤변' '수사를 하지 않았으니 무마도 없었다는 것 역시 궤변'이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도대체 누가 누구더러 궤변이라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MBC노조는 "진행자인 신장식 변호사도 말을 비비 꼬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신 변호사가 '커피를 누가 타줬느냐를 놓고 윤석열 당시 주임검사를 연상되게 하는 보도 내지는 그걸 오보일 수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가짜뉴스, 고의적 가짜뉴스였느냐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계시는 거고요'라고 말하자, 봉 기자는 '앞으로 어떤 기자도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 비판 보도를 할 수 없다. 검찰은 그걸 노리고 있는 게 아닌가 강하게 의심한다'며 오히려 검찰 수사에 대해 화를 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봉 기자는 이미 'JTBC가 검찰과 사전 기획해 사과 방송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가 JTBC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상태"라며 "이처럼 취재한 사실을 거꾸로 보도하고 인터뷰 내용까지 뒤바꾼 자가 아직도 정의로운 기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럼에도 일부 세력이 그를 옹호하며 공영방송에 일방적인 '선동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어쩌다 대한민국 언론계가 이처럼 타락했는지 개탄스럽다"며 "MBC를 특정 정치세력의 도구로 추락시키고 있는 신 변호사와 담당 PD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