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서 3번 출마, 3번 낙선… 자신 없으니 대구·경북으로 눈 돌려""여권 내부에 이준석 신당 동참 목소리 없어"… 국민의힘 "신당 성공 못해"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이 요구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히자 여권에서는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 노원에서 세 번 출마했다 낙선하자 여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변화하지 않을 시'라는 전제를 달고, 오는 12월 창당을 예고한 '이준석 신당'은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가 솔직했으면 좋겠다"며 "'신당이 요구한다면'이 아니라 본인이 대구에 나갈 마음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9일 동대구역에서 올해 말로 추진하는 신당에서 요구한다면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제가 탈당하게 된다면 대구에서 가장 어려운 곳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저는 정치는 아무리 봐도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이라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8년 국회의원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까지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섰으나 모두 2위를 기록하며 낙선했다. 이 전 대표는 아직까지 페이스북에 "상계동 주민은 언제나 메시지 주시면 친구 추가 최우선 순위"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여권의 텃밭인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며 "본인이 대구에서 출마하고 싶어 지금까지 이렇게(신당 창당 예고)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신당이 요구한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그동안 오랫동안 '나는 상계동 사람이고 상계동 주민들과 진심이고 노원병에 진심이다'는 표현을 쭉 했다"며 "느닷없이 본인이 정치적 승부수를 걸겠다고 이야기했던 고향이 아닌 다른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명분들을 자꾸 찾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물론 영남권의 새로운 정치 변화를 위해 이 전 대표가 뭔가를 해 나가겠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왜 노원병이 아닌가에 대해서는 적어도 본인이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지역 주민께 약속하고 다져왔던 일들을 적절하게 잘 매듭짓는 것도 정치인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지금 그 부분이 이 전 대표에게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이것을 잘 매듭짓고 난 다음, 그리고 영남권에 출마하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이 훗날 이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준석 신당'은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는 않지만, 참여하겠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나오지 않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역할을 추진한다면 이 전 대표의 신당은 0석, 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며 "이 전 대표가 추진하겠다는 정치적 명분이 아예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12월까지 변화하지 않으면 창당하겠다'고 전제했으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과 회동하는 등 신당 창당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두 사람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오찬을 한 후 광화문 자신의 사무실에서 "내가 보기에 이준석 전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뜻을 함께한다고 느꼈다기보단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하니 지향하는 바가 똑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비명계와의 연합 여부와 관련, 김 전 위원장은 "비명계까지 논의할 필요는 없다"며 "비명계라는 사람들은 민주당에 있으면 공천이 어려울 것 같으니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한다는 것인데, 공천이 보장된다면 비명계든 민주당이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