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6·25 참전용사 6인 유해 봉환식 개최
  • ▲ 브라이언 제임스 로렌슨, 브라이언 우드 영국 참전용사. ⓒ보훈부
    ▲ 브라이언 제임스 로렌슨, 브라이언 우드 영국 참전용사. ⓒ보훈부
    6·25전쟁에 참전한 영국과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의 유해 6위(位)가 세계 유일의 유엔 묘지인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7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오는 8일 오후 5~6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A)에서 '여기서부터 대한민국이 모시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영국·콜롬비아 6·25 참전용사 6인 유해 봉환식이 개최된다.

    유해 봉환식에는 오진영 보훈부 보훈정책실장,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알레한드로 펠라에즈 로드리게즈 주한 콜롬비아대사, 유족 등이 참석한다. 유해 봉환식은 국방부 의장대가 도열한 뒤 고인의 유골함을 향해 예를 표하고 봉송차량까지 모시는 간결한 의식으로 진행된다.

    이들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을 거쳐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며, 안장식은 오는 11일 낮 12시부터 각국 대사관 주관으로 개최된다.

    6위의 유해 중 2위는 6·25전쟁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참전한 영국 국적이다. 지난해 8월 생을 달리한 고(故) 브라이언 제임스 로렌슨 참전용사는 1952년 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6·25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로렌슨 용사는 "한국은 영국의 동맹국이기에 한국을 돕기 위해 참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생을 달리하기 전 로렌슨 용사는 가족들에게 "한국을 위해 싸운 것은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참전에 따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 ▲ 루이스 카를로스 가르시아 아르실라, 호세 구스타보 파스카가사 레온 콜롬비아 참전용사. ⓒ보훈부
    ▲ 루이스 카를로스 가르시아 아르실라, 호세 구스타보 파스카가사 레온 콜롬비아 참전용사. ⓒ보훈부
    고 브라이언 우드 참전용사는 임진강 인근의 주요 전투지에서 공병 임무를 맡아 전투를 지원했다. 생전에 우드 용사는 "나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해 달라. 대한민국에 안장되기를 원한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특히 이번 우드 용사의 유해 봉환에 함께하는 남동생 필립 우드(89)는 1954~55년 평화유지군으로 한국에서 복무하는 등 형제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했다.

    4위의 유해는 콜롬비아 국적의 참전용사들로, 이들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루이스 카를로스 가르시아 아르실라 참전용사는 6‧25전쟁 당시 불모고지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다리를 다쳤다. 유족 측은 "고인이 생전에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소중한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대한민국에 안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951년 9월 대한민국의 위치도 모른 채 고민 없이 한국전쟁 참전을 결심한 고 호세 구스타보 파스카가사 레온 참전용사의 유해도 한국을 찾는다.
  • ▲ 호세 세르히오 로메로, 호르헤 산체스 타피아 콜롬비아 참전용사. ⓒ보훈부
    ▲ 호세 세르히오 로메로, 호르헤 산체스 타피아 콜롬비아 참전용사. ⓒ보훈부
    고인의 딸 모니카 파스카가사 오르티스(49)는 "아버지는 자신의 마음 일부가 한국인이라고 느꼈고, 항상 6·25전쟁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러워했기에 아버지의 유해를 대한민국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스카가사 용사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어려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할아버지와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1951년 10월 노마드(Nomad, 하소리-죽동-금성천)선 공격에 참전했던 고 호세 세르히오 로메로 참전용사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과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참전을 결정한 고 호르헤 산체스 타피아 참전용사 역시 그 유해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이번 영국·콜롬비아 참전용사와 지난 10월 유해가 봉환된 고 레옹 보스케 벨기에 참전용사의 유해까지 안장되면 2015년 5월 레몽 베르나르 프랑스 참전용사를 시작으로 총 26명의 유엔 참전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사후 영면에 들어가게 된다.

    박민식 보훈부장관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젊은 시절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던 유엔 참전용사들의 헌신 덕분에 우리는 공산세력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고, 이후 70년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날의 경제대국이자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 정부는 참전 영웅들의 피와 땀, 그리고 참전의 역사를 대한민국과 참전국 미래세대에게 알리고 계승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