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에게 쓰라고 맡긴 정부 돈, 왜 은행이 금리 올리나"… 尹, 은행 갑질에 분노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들을 겨냥해 "앉아서 돈을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절대 기득권"이라고 비판하며 체질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민생현장을 더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소상공인·택시기사·무주택자·청년 등 다양한 분야 국민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남편과 함께 수산물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A씨는 회의에서 "저희가 대출을 많이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며 "그런데 대출을 많이 받았는데, 금리가 갑자기 껑충 뛰다 보니까 굉장히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시국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느냐"고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선진국 은행들은 고객에 대해서 정말 서비스를 잘 하고 다양한 대출상품도 안내하고 또 그 사업을 하려면 자기들이 갖고 있는 제도 중에 어떤 것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영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앉아서 돈을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은행에서는 기획 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다 올라가지, 일선에서 영업한 사람들을 간부로 최고위직에 잘 안 올려보낸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은행이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라며 2010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언급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인 뒤 2010년 되팔아 매각이익으로 4조7000억원의 차익을 남겨 '먹튀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옛날에 론스타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외환은행을 먹은 다음에 대기업 기업대출을 다 줄이고 가계대출하고 카드 가지고 돈을 많이 벌었다"며 "기업대출에 비해서 가계대출이나 소상공인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채권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을 해가지고 이게 되겠느냐. 그러니까 이 체질을 좀 바꿔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강하게 우리가 밀어붙여야 된다"며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이것은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전셋집을 새로 구해 이사했다는 7년차 청년 직장인 B씨는 "1억원까지 1.2% 저리로 대출해주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지금은 인상이 돼서 1.5%가 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정책금융은 정부가 재정을 은행에 맡기고, 그것을 가지고 필요한 정책목적에 대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은행에다가 돈을 맡기면서 나중에 이자 붙여갖고 다시 국고에다가 넣으라고 하지는 않을 텐데 은행에서 이 금리를 왜 올리느냐"고 분개했다.

"이것은 자기들(은행) 리스크 없이 만약에 상환이 안 되면 그 리스크를 정부의, 나라의 국고에서 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윤 대통령은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를 다른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올리는 것은 제가 보기에 좀 안 맞는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정부의 정책자금에 대한 금리가 왜 올라가는지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해 달라"며 "특히 중소기업이나 서민·청년들에게 가는 정책자금에 대해서는 좀 더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해서 이것으로 부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