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태세검토보고서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B61-12 생산 능력 활용 생산… 안전·정확도 기능 포함소형 원자폭탄… 전략폭격기는 물론 전투기에도 탑재 가능
  • ▲ F-35 전투기에서 B-61 계열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 ⓒ미 로스알라모스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 F-35 전투기에서 B-61 계열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 ⓒ미 로스알라모스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미국 국방부가 기존 핵 중력탄을 개량한 전술 핵무기 B61-13 생산을 추진한다.

    미국 국방부는 27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B61의 현대화를 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존 플럼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발표는 변화하는 안보 환경, 잠재적인 적들의 증대하는 위협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략적 공격을 확실하게 억제하고 필요 시 대응하며 동맹국을 안심시키는 데 필요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배치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작년 공개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의 권고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NPR은 당시 "핵무장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방부는 "B61-13은 현대식 항공기에서 투발될 것"이라면서 "어렵고 광범위한 목표에 대한 추가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함으로 적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B61-13을 배치하는 것은 현재의 특정 사안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B61-13은 B61-12의 안전 및 정확도 기능을 포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신형 전술핵무기인 B61-12는 기존 핵중력탄인 B61 계열에 첨단 레이더와 GPS를 장착하고 안전 및 보안 기능을 추가했다. TNT 폭발력 기준으로 5만t, 무게 350kg의 소형 원자폭탄인 B61-12는 목표에 따라 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원자폭탄으로 불린다. B61 계열 핵무기는 B-52, B-1, B-2 전략폭격기뿐만 아니라 F-16, F-15, F/A-18, F-35 등 전투기에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B61-13 생산 결정은 (핵증강과 핵군축 사이에서) 미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수년 간 이어진 불협화음을 깨기 위한 타협안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B-2 등 전략폭격기에서 투하되는 핵항공폭탄인 B83-1을 퇴역시키려고 했지만,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가 "깊숙이 묻힌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B83-1이 필요하다"고 막아서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들어 다시 이 조치가 고려됐고 결국 작년 국방부는 B83-1의 퇴역을 결정했다.

    미 디펜스뉴스 등은 "핵군축을 추구하던 바이든 행정부가 공화당 의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안보 정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83-1은 미국의 항공폭탄 중 가장 강력한 무기로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탄두의 80배인 최대 1.2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t)의 파괴력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위력이 지나치게 큰 데다가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낙진을 떨어드리는 등 문제 등으로 '냉전시대 유물'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만약 한반도에 전술핵 무기가 재배치된다면 B61 계열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튀르키예에 항공폭탄인 B61 전술핵폭탄 등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 다만 한국과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