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지도·그래픽·녹취록 등 증거 자료 공개병원·환자 방패로 이용… 하마스 수뇌부, 연결된 땅굴로 출입하마스 고위 관료 "학살 길 닦기 위한 이스라엘 측의 주장"
  • ▲ 가자지구 내 병원 지하에 위한 하마스 본부 위성사진. ⓒ이스라엘 방위군
    ▲ 가자지구 내 병원 지하에 위한 하마스 본부 위성사진. ⓒ이스라엘 방위군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테러본부가 가자지구 내 대형병원 지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과 환자를 볼모로 삼아 이스라엘의 대규모 반격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시파(Al-Shifa) 병원 지하에 지휘부와 무기고 등 여러 시설을 설치해 사용 중이며, 병원 외부로 연결되는 터널도 다수 존재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내·외신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하마스 본부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인 시파 병원 지하에 위치해 있다는 증거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지도·그래픽은 물론 감청된 녹취록까지 포함돼 있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인프라를 테러 활동의 근거지와 지도자들의 은신처로 활용했다. 특히 하가리 소장은 시파 병원 지하에서 하마스가 테러리스트 부대를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지하는 로켓 등 무기를 보관하는 데 사용하는 여러 시설과 지휘소로 구성 돼 있었다. 하마스 수뇌부는 병원 입구를 통하지 않고도 외부에서 땅굴을 통해 지휘소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여러 개 뚫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병원 환자를 위해 사용돼야 할 에너지 자원이 하마스의 테러를 위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하마스가 병원 직원과 환자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IDF 측은 비판했다. 현재 시파 병원을 비롯한 가자지구 곳곳에선 수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큐베이터에 의지하고 있는 신생아도 수십여명에 달한다.

    이러한 정보는 이스라엘 군사정보국과 비밀 정보기관인 신베트(Shin Bet)에 의해 수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가리 소장은 "해당 정보들은 이미 전 세계의 동맹국 기관에게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 지상군이 작전을 확대하고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가자지구 주변 주민들은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가자지구 내 병원은 지난 3주간 벌어진 전쟁의 핵심 요소였으며, 병원 내 사령부를 둔 하마스는 약 500명이 사망한 알 아흘리 아랍병원 공습의 배후와 관련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하마스는 IDF 측의 자료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마스 고위 관료인 이자트 알 리쉬크는 "적군 대변인의 거짓말은 우리 국민을 상대로 알 아흘리 병원 폭격 사건보다 더 큰 새로운 학살을 자행할 수 있는 길을 닦기 위한 주장"이라고 했다.

    한편, IDF는 28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밤사이 전투기들이 하마스 항공대 수장 아셈 아부 라카바를 공습했다"고 했다. 이어 "아부 라카바 지난 7일 가자지구 인근 지역 대학살 계획에 참여했고 테러리스트들에게 패러글라이더 침투를 지시했으며 IDF에 대한 드론 공격을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IDF는 또 "밤사이 IDF 전투기가 가자지구 북부서 150개 지하 표적을 공습했는데 여기에 테러 터널, 지하 전투공간, 지하 기반시설 등이 포함된다"면서 "하마스 테러리스트 여러 명이 제거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