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선거 판 커지며 윤석열 vs 이재명 대리전 양상국민의힘 내부서 두 자릿수 이상 패하면 '비대위 체제' 거론 친윤·비윤 "패배 시 김기현 물러나야 할 수도" 한목소리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역 사거리에서 열린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역 사거리에서 열린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지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당내에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의원은 6일 통화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서 두 자릿수, 15% 이상 패배가 나올 경우 비대위 체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들도 나온다"면서 "그만큼 강서구청장선거의 판이 비정상적으로 커져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거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지더라도 '졌지만 잘 싸웠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수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에게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보수 정당의 유구한 전통은 보궐선거에서 지면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라면서 "아니면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지 않게 하는 대신에 (대통령실이) '내 말 잘 들어' 이런 쪽으로 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강서구청장선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당내에서 선거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를 최대한으로 끌어모았다.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과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신인 안철수 의원과 통일부 장관 출신 권영세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아 유세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연일 강서구를 찾아 시장과 경로당 등을 누비고 있다. 

    수도권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동원돼 강서구의 동별로 배정돼 유세를 펼치는 상태다. 

    민주당도 단식투쟁의 여파로 병원에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가 직접 주말 지원유세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모두 기존 구청장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거전을 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전망은 밝지 않다. 선거 자체가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의 과실로 인해 벌어지는 선거인 데다, 지역 자체도 야권 성향이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김 후보는 지난 5월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잃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특별감찰관 재직 당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강서구청장에 당이 공천을 하기로 결정하는 순간까지 굉장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승리하면 모든 것이 상쇄되겠지만,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강서구청장보궐선거는 6~7일 사전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11일에는 본투표가 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