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 사교육 업체에 시대인재·메가스터디·대성학원 등 포함유명 스타 강사도 수사 선상 올라… 수능 출제 교사에게 5억원 지급지난해 초중고교 사교육비 26조원… 전년도 갈아치우며 사상 최대
  • ▲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수업 내용과 관련된 광고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수업 내용과 관련된 광고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에게 문제를 사들인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사교육 업체 21곳에 이른바 '빅(big)3' 대형학원과 현우진씨 등 유명 일타강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사 대상에 오른 21곳에는 메가스터디의 출판 계열사인 ㈜새이솔, 대성학원의 관련사인 강남대성학원·노량진대성학원·대성출판사·대성학력개발연구소·강남대성수능연구소, 시대인재를 운영하는 하이컨시 등이 포함됐다.

    '빅3' 외에도 ㈜이투스교육과 종로학원의 모의고사·교재업체인 종로학평도 수능 출제 교사와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대성이 주식 상당수를 인수한 국어모의고사업체 ㈜이감도 수사 대상이다.

    대형 입시학원뿐만 아니라 일타강사들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메가스터디의 인기 수학 강사인 현우진씨가 차린 교재 업체와 대성마이맥에서 강의하는 정상모(수학)·이창무(수학)·전성오(사회탐구 지리)씨 등 족집게로 불리는 이름이 포함됐다고 한다.

    교육부가 수사 의뢰한 일타 강사와 입시 업체 21곳은 수년 전부터 수험생들이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본수능과 최대한 유사한 문제를 가급적 많이 풀어봐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그러면서 수능 출제 교사들과 계약한 뒤 실전 문제는 자신들이 가장 잘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평가원 경향을 적극 반영한 킬링 캠프"(현우진), "1등급이 목표라면 반드시 풀어봐야 할 실전 N제"(정상모), "시크릿 족집게 특강"(이지수능교육) 등으로 선전했다.

    대형학원과 일타강사들은 수능 출제 교사 한 명에게 5년간 최대 4억8000만원을 주고 모의 문제를 사들였다. 이들은 수능 출제 교사들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수험생을 상대로 거액의 수강료와 교재비를 받았다.

    설립 10년도 안 돼 대치동 학원가에서 유명세를 얻은 재수학원 시대인재는 월 수강료 200만원에 별도 교재비로 월 최대 100만원을 받는다. 시대인재를 운영하는 하이컨시는 이번에 수능 출제 교사들에게 5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출제 참여 후 문항을 판매했던 교사 22명에 대해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출연기관법)상 비밀유지 의무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계 인사는 "수능 출제 기법을 아는 현직 교사가 거액을 받고 입시 학원에 문제를 팔고, 그 학원은 수능에 인생을 거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이를 홍보하며 큰 돈을 벌고 있다"며 "결국 공교육만으로 수능을 대비한 수험생들이 상대적 손해를 입는 것"이라고 했다. 

    수능 출제 정보를 독점한 일부 세력이 카르텔을 형성해 그들끼리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0.9% 줄었는데도(532만명→528만명) 총액은 2021년(23조 4000억원)대비 10.8% 늘었고,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사상 최고치였던 전년도 기록을 한 해 만에 갈아치웠다.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2021년(75.5%) 대비 2.8%포인트 상승해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은 7.2시간으로 0.5시간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 학생(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 포함)을 놓고 보면 41만원으로 1년 사이 11.8% 늘었다.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만 놓고 보면 52만4000원으로 7.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