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원폭 피해 동포와 했던 약속 4개월 만에 이뤄져尹 "한일 관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 동포 위해 최선 다할 것"원폭 피해 동포 대표 "5월의 약속 지켜 주신 것 감사드린다"
  •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29일 일본 원자폭탄 피해 재일동포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나눴다.

    이날 오찬은 지난 5월 윤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한 뒤 자리에 참석한 동포들에게 고국 초청을 약속한 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정부가 여러분을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 이번 방한이 그동안 여러분이 겪은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했다"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위로는 오늘의 이 자리로만 그치지 않겠다"며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대통령께서 한 말씀을 듣고 78년의 한과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며 "저희와 저희 자손들이 이제는 과거와 다른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5월의 약속을 지켜 주신 것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배려 속에서 조국의 가을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5일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차세대 재외동포들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에서 "전 세계 어디에 계시든 우리 동포의 아픔을 보듬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피폭당한 지 78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겪는 현장을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원폭 피해 동포를 초청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윤 대통령의 약속이 4개월 만에 실현된 것이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김태호 외교통일위원장 △김석기 재외동포위원장 △조태용 안보실장 등이 원폭 피해동포 85명과 함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원폭 피해동포 85명 중 42명은 일본에서 거주하며, 나머지 43명은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