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지난 23일부터 1박2일간 방중해 성과 이끌어내시진핑과 26분간 양자회담 진행… 중국이 먼저'방한 의사' 밝혀문재인·이해찬·이재명… 굴욕 의전, 외교 결례 논란에도 침묵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17년 5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접견에서 고개 숙인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6월 싱하이밍 중국대사와의 오찬회동에서 고개 숙이며 인사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3일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서 가오즈단 국가체육총국장과 저장성 부주석과 악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지난 23일 항저후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악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뉴데일리DB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17년 5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접견에서 고개 숙인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6월 싱하이밍 중국대사와의 오찬회동에서 고개 숙이며 인사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3일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서 가오즈단 국가체육총국장과 저장성 부주석과 악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지난 23일 항저후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악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뉴데일리DB
    한덕수 국무총리 방중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과거 중국 측으로부터 받았던 결례 논란이 다시 회자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방중 과정에서는 중국 측의 각종 외교 결례 논란이 일었던 반면 한 총리가 대중 외교에서 '대등한 관계'에 방점을 찍고 연신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한 총리는 1박2일간의 방중 일정 중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항저우 시후(西湖) 국빈관에서 약 26분간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역대 한·중 양자회담 가운데 중국 측 최고위급 요인이 배석했다. 시 주석 양옆으로 권력서열 5위 차이치(蔡奇), 6위 딩쉐샹(丁薛祥) 정치국 상무위원이 배석하는 등 배석자의 격을 높인 것이다. 이는 2017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빈방문 당시 양제츠(楊潔篪)·딩쉐샹 등 정치국원 2명이 배석한 것보다 높아진 의전이다. 당시 상무위원의 배석은 없었다.

    한 총리는 이번 양자회담을 계기로 경색관계에 접어들었던 한중관계를 유연하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를 '이웃'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 '방한 검토'라는 성과도 이끌어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회담 후 브리핑에서 "방한을 시 주석이 먼저 언급했다"며 "본인이 방한할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는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으로 외교에 임한 한 총리의 외교관이 한몫했다. 한 총리는 항저우에 도착해 처음으로 중국 정부 인사를 마주하는 순간부터 고개를 숙이기보다 여유롭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 ▲ 2017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독일에서 처음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만났을 때 모습. 당시 왕이 외교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팔을 툭 치는 모습을 보여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처
    ▲ 2017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독일에서 처음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만났을 때 모습. 당시 왕이 외교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팔을 툭 치는 모습을 보여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처
    반면 과거 민주당 인사들은 중국 측으로부터 외교 결례를 겪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국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시 주석 부부를 비롯한 중국 측 환영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함과 동시에 팔을 두드렸는데, 왕 부장도 문 전 대통령과 악수하며 어깨를 두드리자 스킨십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장관급인 왕 부장이 문 전 대통령의 팔을 친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것이다.
  • ▲ 2017년 5월19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를 접견하고 있다. 당시 이해찬 전 대표의 좌석 배치를 두고 중국 언론에서도 외교 결례를 지적했다. ⓒ연합뉴스
    ▲ 2017년 5월19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를 접견하고 있다. 당시 이해찬 전 대표의 좌석 배치를 두고 중국 언론에서도 외교 결례를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2017년 5월 문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시 주석을 접견하는 동안 좌석 배치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이 대표를 접견하면서 자신은 테이블 상석에 앉고 이 전 대표는 테이블 옆에 앉도록 해 좌석 배치가 외견상 시 주석 주재로 업무회의를 하는 형식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좌석 배치는 2013년 1월23일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의 김무성 특사가 시 주석과, 2008년 1월17일 이명박 대통령 당시의 박근혜 특사가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 옆에 나란히 앉은 것과 비교되며 중국의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을 대리한 특사 자리를 '갑을 구조'로 배치한 것은 중국 측이 문재인정부 당시 배치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불만을 표시한 방식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 측의 이러한 외교적 결례는 '이재명-싱하이밍 회동 논란'에서 극에 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월 주한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찬 회동 도중 싱 대사가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그런 베팅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중국의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반드시 후회는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지만 이 대표가 대응하지 않으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대표는 "한국, 그리고 중국 국민들 사이에 신뢰가 회복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의 좀 더 추가적인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등의 발언을 하며 싱 대사의 발언에 사실상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논란이 가중됐다. 

    당시 이 대표는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한 것을 두고 "정부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야당의 노력에 대해 이런저런 폄훼를 하고 비난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태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