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정부투쟁에 사법리스크로 대응했지만… 메인 이슈 사라져"더 극악하게 나오겠다는 취지"… 일각선 민주당 '쇄신' 불가능 판단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며 민주당이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갔지만, 국민의힘도 마냥 웃지는 못하고 긴장하고 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반사이익이 점점 옅어지는 만큼 더이상 '이재명이 싫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정책 등 오로지 집권당의 역량으로만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부담감도 커진 상황이다.

    "오로지 국민만 봐야" 이재명 체포안 통과에도 긴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총선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어떤 상황과 관련해 이것이 선거에 유리하냐 불리하냐, 작은 이익에 연연하면 안 된다"며 "오로지 국민만 보고 정도를 가고 원칙을 지키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표 계산을 하지 않고 내년도 예산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각종 표가 될 만한 예산을 많이 줄였다"며 "우리 당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 295명이 투표해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윤 원내대표는 곧바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간신히 가결됐다"며 '큰일 날 뻔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체포동의안이 관철됐음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들뜬 마음보다는 앞으로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 등 민주당이 대정부투쟁 수위를 높일 때마다 사법리스크로 '맞대응'해왔다. 민주당을 이끄는 수장이 각종 비위에 얽혀 있는데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정부·여당 책임론에만 열을 올린다는 주장이다.

    이에 아직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변수가 남아있지만, 사실상 이재명 체제가 붕괴했다고 보고 집권당으로서 실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출신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이재명 리스크) 반사이득을 누린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라며 "메인 이슈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우리가 정책과 실력을 갖고 진검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제 '이재명 미워서 국민의힘 찍어야 하지 않느냐'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국민의힘이 좋아 국민의힘을 찍는다'로 만들려면 저희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마땅한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정부가 어떤 노력으로 국민의 삶에 변화를 줬는지, 민생 중심의 정책을 발굴해 국민에게 희망을 줬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민주당 행동 보면 더 강경하게 나오겠다는 취지"

    민주당이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체제로 결집한다면 여당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옥중공천'을 하거나 민주당이 내홍으로 쇄신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대표 극단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을 비롯해 친명계 의원들끼리도 배신자로 일컫는 '수박' 색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민주당 혼란이 일단락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조금 더 강하게 국민 삶에 관한 책임 있는 메시지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정치는 상대적인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더 강경하게, 더 극악하게 나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이 인사는 "이재명 대표가 아직 구속된 것이 아니다. 구속되더라도 어떻게 최종적인 사법 정의가 구현되는지 (당에서 메시지로) 다뤄야 한다"고 당분간 이 대표 이슈와 민생을 동시에 주요 메시지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정책으로만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국민의힘도 변화하고 있다는 모습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람이다' 할 정도의 사람들이 당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결국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인물, 역량 있는 사람을 얼마만큼 끌어들일지가 중요해 집권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