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2021년 9월14일 이재명 "대장동은 최대 치적" 첫 해명서 극찬② 다음날인 2021년 9월15일 김만배, 신학림 만나 허위 인터뷰③ 2021년 10월7일 경향신문 "부산저축은행이 대장동 종잣돈" 보도④ 2021년 10월16일 이재명 "대장동 불법대출 윤석열이 수사 안 해"⑤ 다음날인 2021년 10월17일 송영길 "윤석열에 수사 필요하다"⑥ 그 다음날 2021년 10월18일 김오수 "기록 검토해 수사하겠다"⑦ 2021년 10월26일 JTBC '윤석열 만난 적 없다' 조우형 주장 묵살⑧ 2021년 11월24일 조우형 "윤석열 아니라 박모 만났다" 검찰 진술⑨ 대선 20여 일 전 2022년 2월21일 JTBC, 조우형 진술 빼고 왜곡보도⑩ 2022년 2월25일 대선토론회 이재명 "조우형에게 왜 커피 타줬냐" 尹에 물어⑪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내보내⑫ 2022년 3월6일 이재명 "널리 알려 주십시오" 40분 만에 허위기사 공유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대장동사건의 핵심인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두고 여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공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연일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당선'을 위해 선거공작을 했다는 의심이다. 

    이러한 의심의 배경에는 김씨가 인터뷰한 시기, 그리고 해당 내용이 보도된 시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던 2021년 9월1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공식 해명했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은 대표적인 모범 개발행정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로 5503억원의 개발이익을 성남시로 환수했다며 "최대 치적"이라고 치켜세웠다.

    공교롭게도 이 기자회견 다음날인 9월15일 김씨는 성남의 한 커피숍에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만났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에게 "윤석열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6호 실소유주) 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때 언급된 것이 '당시 윤석열이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 줬다'는 내용이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은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최초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대장동사건을 대상으로 한 '프레임 바꾸기'에 나섰다. 김씨가 주장한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취지의 논리를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공식 석상에서 최초로 관련 발언을 한 인사는 윤호중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다. 윤 전 원내대표는 2021년 10월12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화천대유 김만배, 천화동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 거둔 1조원대의 대장동 수익의 종잣돈이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대출자금"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나오기 닷새 전 경향신문이 이 같은 내용을 최초 보도하기도 했다.

    '대장동사업은 최대 치적'이라던 이 대표도 윤 대통령의 대장동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같은 해 10월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날인 10월17일 '이심송심(이재명의 마음이 곧 송영길의 마음)'의 주인공인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 첫 회의를 주재했다. 

    송 전 대표는 회의에서 "대검 중수부 2과장이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장동 불법대출사건을 수사선상에서 왜 제외했는지, 정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 검찰도 움직였다. 2021년 10월18일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기록을 검토해 수사하겠다. 제기된 의혹을 모두 수사범위 안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촉구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윤석열 검사로부터 수사 특혜를 받았다'고 지목된 조씨가 의혹을 부인한 시기는 이쯤이다. 

    조씨는 2021년 10월26일 봉지욱 당시 JTBC 기자와 인터뷰에서 부산저축은행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체는 이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검찰도 해당 의혹이 허위라는 점을 파악했다는 정황이 있다. 검찰은 2021년 11월19일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말을 김만배씨한테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조씨는 닷새 뒤인 11월24일 검찰에 "나는 윤석열 검사가 아닌 박모 검사를 만났다"고 진술했다. 같은 해 12월 남씨는 조씨와 대질신문에서 "직접 조씨에게 들은 것이 아니라 착각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대선을 20여 일 앞둔 지난해 2월21일 JTBC는 앞서 남씨의 검찰 진술 내용을 보도하며 '윤석열 커피'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리포트를 맡은 봉지욱 기자는 앞서 조씨가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은 보도하지 않았다. 

    나흘 뒤인 2월25일 이 대표는 대선 TV토론회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느냐"고 물었다.

    이후 뉴스타파는 2022년 3월6일 허위 인터뷰 논란이 제기된 김씨의 녹취록을 보도했다. 이 대표는 이 보도가 네이버 포털에 송료된 지 40여 분 후 페이스북에 "널리 알려 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우리가 언론입니다!"라며 해당 기사를 공유했다.

    JTBC는 지난 6일 "왜곡된 보도를 하게 된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KBS와 MBC도 사과했다. 다만 뉴스타파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 사이에 억대의 돈이 오간 부분에 대해서만 사과하고 허위 인터뷰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를 비롯한 일련의 사태를 '민주당의 선거공작'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선거공작이 그치지 않는 것은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주권이 정치공작꾼이 아닌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은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