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 "위협으로 재갈 물릴 수 없다" 입장 밝혀MBC노조 "파렴치한 주장… 국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
  • ▲ 국민의힘이 지난 대통령선거 직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를 인용보도한 MBC 기자들을 고발하자, MBC가
    ▲ 국민의힘이 지난 대통령선거 직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를 인용보도한 MBC 기자들을 고발하자, MBC가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의 의혹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소명이고, 당시 대화 내용이 '허위'라는 것도 현재로선 검찰과 여당의 주장일 뿐 사실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며 "위협으로 재갈을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MBC 취재기자 4명을 고발한 것에 대해 MBC 경영진이 "위협으로 재갈을 물릴 수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할 사안에 대해 고발부터 하고 보는 행태에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놓자, "그렇다면 MBC는 왜 대통령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해 3월 7일, 정확한 사실관계도 모르는 사안(김만배 허위 인터뷰)을 대서특필했느냐"며 "파렴치하다"는 비난이 MBC 내부에서 불거졌다.

    8일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침묵하던 MBC 경영진이 어제 김만배 허위녹음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국민에 대한 사과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며 "대신 '위협으로 재갈을 물릴 수는 없다'는 호전적인 제목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앞으로도 대선 때마다 우파 후보에 대한 허위보도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고 추정한 MBC노조는 "'우리는 마음껏 가짜뉴스를 퍼뜨릴테니 당하는 쪽은 고발도 하지 말라'는 게 MBC 경영진의 심뽀인 듯하다"며 "조직적인 부정선거였는지 밝히려면 가담자들 수사가 불가피한데,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고발도 하지 말라면 진실을 밝히자는 건가 파묻자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MBC노조는 "이번 사안은 MBC가 먼저 나서서 진상규명에 노력해야 할 일"이라며 "MBC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준칙에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정보는 방송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쓰여 있다"고 밝혔다.

    "MBC 선거방송 제작준칙에도 '특정 후보에 대한 폭로성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를 주의하고, 사실 관계를 철저하게 확인한 뒤 보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거론한 MBC노조는 "그러니 경영진이 먼저 화를 내야 할 대상은 사규를 위반한 기자들이고 이를 지시한 간부들"이라며 "같은 민노총 언론노조 동지들이었다고 눈감고 봐줘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질타했다.

    이어 "MBC 경영진이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책무를 가진 언론사가 그대로 순치될 수는 없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고 소개한 MBC노조는 "그 결기를 민주당 정권 때도 좀 보이지 그랬나. 그때는 민주당 정권이 '죽어있는 권력'인 줄 알았는가"라고 비꼬았다.

    MBC노조는 "민주당 정권 5년 동안 MBC는 ▲네이버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 보도에 미적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을 외면했고 ▲최저임금 인상과 탈원전 부작용을 보도하지 않았고 ▲청와대 특활비에 침묵했고 ▲민주당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보도에 소극적이었고 ▲환경부 블랙리스트 보도를 회피했고 ▲조국 법무부장관 비리 의혹에 침묵하거나 변명했고 ▲울산시장 관권선거 의혹을 사실상 은폐했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에 눈을 감았다"며 "▲또 이수진 전 판사의 '블랙리스트 거짓말'을 보도하지 않았고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의혹에 함구했고 ▲코로나19가 퍼지자 신천지에 책임을 전가했고 ▲라임펀드 사기 사건을 축소 보도했고 ▲옵티머스 사기도 정관계 로비 의혹이 드러나자 보도를 중단했고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 기사 폭행 보도에 주저했고 ▲서울시 폭설 대처 실패를 보도하지 않았고 ▲대장동 비리의 꼬리를 자르려 한다는 의혹을 받았고 ▲공수처 전방위 통신사찰에 침묵했다"고 과거 MBC가 외면했던 정치·사회 주요 현안들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참 광범위하고 철저하게 권력 감시를 외면했다"며 "이제 와 언론의 책임과 기자들의 사명감 운운하니 듣는 사람이 당혹스럽다"고 토로한 MBC노조는 "지금 국민들이 MBC에 바라는 건 도둑이 매를 들고 성을 내는 모습이 아니"라며 "먼저 겸허하게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