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9월 20일 신학림이 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 지도' 3권 구매검찰 "인터뷰 내용 대선 직전 보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 송금 받아"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 2월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 2월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검찰이 지난 1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전격 압수수색한 까닭은 신 전 위원장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송금받은 1억6200만원을 청탁의 대가로 의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일 신 전 위원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학림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15일 김만배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허위 내용을 보도하게 한 혐의다. 신학림 전 위원장은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신씨는 인터뷰 내용을 제20대 대통령선거 직전 보도해달라는 김만배씨의 청탁과 함께 2021년 9월20일 1억6200만원을 송금받았다"는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의 대가로 지목되는 건 신학림 전 위원장이 쓴 책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 지도'이다.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에 대해 신학림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권력, 돈, 명예를 독과점하고 있는 (재벌 등을) 조사해서 한국사회 혼맥지도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김만배씨는 신학림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직후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 지도' 3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신학림 전 위원장도 "계약금 3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고, 2021년 9월께 추석 연휴 중에 받았다"고 인정했다.

    권당 4000~5000만원에 달하는 큰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김만배씨가 인터뷰 이후 3권 모두 구매했다는 점에서, 검찰은 '대선 직전 보도'라는 청탁의 대가로 김만배씨가 일종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뉴스파타는 지난해 3월6일 이른바 '김만배 인터뷰' 녹음 파일과 그 내용을 공개했다. 3월9일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사흘 앞둔 날이었다.

    내용은 윤석열 당시 후보가 검사 시절 자신의 사무실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났고, 조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였다.

    또 "김씨가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고, 박 전 특검이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을 통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그러나 해당 인터뷰 내용을 허위로 판단하고 있다. 조씨가 검찰 조사에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받을 때 만났던 검사는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모 검사" "2021년 9월 김만배씨에게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등이 커피를 타줬다고 (인터뷰에서)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번 사안이 민주당까지 이어질 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만배 씨 인터뷰가 진행된 시점은 2021년 9월 초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였으며, 더불어민주당은 한 달 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또한 검찰은 뉴스타파 보도 시점이 대선 사흘 전이라는 점을 들어 대선 개입도 의심하고 있다.

    신학림 전 위원장은 김만배 씨로부터 받은 돈이 정당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 자택 근처에서 "내가 쓴 책 세 권을 부가세를 포함해 총 1억6500만원에 김씨에게 팔았다. 김만배씨 인터뷰가 거짓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뉴스타파는 "당시 기사는 녹취 내용을 사실로 볼 근거가 갖춰진 상태에서 나갔다"면서 "신씨가 자신의 저작물을 김씨에게 판매했다는 사실은 뉴스타파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