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 기획토론‥ 공영방송 구조개혁 방안 논의"존립 위기 공영방송, 재원다원화 방안 적극 모색해야"
  • ▲ 언론비평 시민단체 '미디어연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영미디어 구조개혁과 공적 재원 확보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 언론비평 시민단체 '미디어연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영미디어 구조개혁과 공적 재원 확보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현재 비대하고 방만해진 공영방송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공공지분이 들어간 주요 방송 중 KBS1·EBS·아리랑TV 등을 통합해 하나의 공영방송 지주회사로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공영방송 가운데 교육적 기능을 분모로 하는 EBS와 KBS1 채널, 아리랑TV를 하나로 합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플랫폼 개혁'이 시급하다는 제안이 언론학계에서 제기됐다.

    1일 언론비평시민단체 '미디어연대(상임대표 황우섭)'가 개최한 '공영미디어 구조개혁과 공적 재원 확보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김대호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현재 공영방송은 수용자(Audience)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렇게 제안했다.

    이날 '자유주의 시대의 공영미디어-존재 의미와 구조개혁'이란 제목의 발제를 맡은 김 교수는 "지금의 공영방송은 공급자들 중심으로 '그들만의 세계'가 돼 있다"면서 "이제는 수용자들의 (방송)선택 폭이 확대된 상황인 만큼 공영방송이 수용자의 높은 신뢰도를 확보해야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방송 제도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지 못해 시대에 맞지 않게 됐다"면서 오스트리아 태생 영국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유주의론'에 근거해 방송 영역에 국가 통제를 줄여 자유민주주의적 생태계 중심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또 "비대해진 공영방송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가 문제가 아니라 시대에 맞지 않은 공영방송 축소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을 구조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 김장겸 전 MBC 사장. ⓒ정상윤 기자
    ▲ 김장겸 전 MBC 사장. ⓒ정상윤 기자
    '공·민영 이원체제와 방송 재원 합리화 방안'이란 제목으로 발제2를 맡은 황근 선문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KBS 이사)는 "그간 과도하게 성장한 공영·공익·공공 방송들에 대한 구조개편이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본격적인 공·민영 이원 방송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교수는 이어 "수신료, 국가보조금, 기금 등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공영방송들의 재원 합리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히 인터넷 미디어들의 급성장으로 공영매체들의 존립 근거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재원 다원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방송 재원 다원화 방안으로 ▲공적 책무와 관련된 정부 재정 지원 다원화 ▲경쟁력 있는 준상업적 콘텐츠 경쟁력 강화 ▲상업 미디어 시장 수익 일부의 공영방송 배당 등의 '혼합형 모델'을 제시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 시간에는 ▲이영풍 KBS 해직 기자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 ▲이인철 변호사(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천영식 펜앤드마이크 대표 ▲신창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위 위원 ▲김인숙 서울인실련 대표 ▲박우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2국장 등 7명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 위원장 ▲김장겸 전 MBC 사장 등이 축사로 자리를 빛냈다.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정상윤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정상윤 기자
    김기현 대표는 "지금의 (공영)방송은 방송이 아니다. 이번에는 방송을 제대로 세워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건강한 미래는 건강한 방송과 언론이 만들어간다는 사명감을 갖고 저도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권 때인 2017년 해직돼 현재까지 해임무효 소송을 벌이고 있는 김장겸 전 사장은 "공영미디어의 구조개혁은 (공영미디어를) 언론노조의 손아귀에서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방안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섭 미대어연대 상임고문(서강대 명예교수)은 토론회 모두 인사말에서 "오늘날 한국의 공영방송은 '공영(空零)' 또는 '공공(空空)' 방송이라는 희롱 거리로 전락했다"며 "기본으로 되돌아가(back to the basic), 사실(fact)을 따라 보도하는 방송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유튜브 채널 미디어연대TV와 펜앤드마이크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미디어연대는 미디어를 소비하는 '수용자(Audience)'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로, 9월 3일 '방송의 날'이 낀 일주일을 '수용자 제대로 인식하기 주간(Audience Awareness Week)'으로 정하고 매년 기념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토론회 주제는 '방송계는 시청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