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하루했는데, 文 이재명 격려… 이제 가을인데 "더운 날씨 건강 염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단식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격려 전화를 걸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명분에 의문을 표하는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통화 내용도 발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전화 주셔서 감사드린다. 잘 견뎌내겠다"며 "걱정 끼쳐서 죄송하다. 더 이상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퇴행이 너무나 심해서 최소한의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면서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고, 국민을 상대로 전쟁하는 형국이니 국민을 보고 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며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통화 배경을 두고 "문 전 대통령께서 민주당 원로로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 등 제1야당 대표가 단식 이르는 상황이 대단히 안타까운 걸로 보여서 전화하신 거 같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여당에서는 검찰의 영장 청구가 임박하자 방탄용 단식을 시작했다며 비판했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의심의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의 전화 통화로 당 내부 잡음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단식에 문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이 대표의 단식을 '방탄용'이라며 고깝게 보던 비명계의 협조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1일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의 격려 전화 공개는 상징적이지 않나"라면서 "이 대표의 단식에 여러 말을 하기가 부담스럽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2016년 경기도 성남시장 시절에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요구하며 11일간 단식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역시 2014년 8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국회의원 신분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10일간 단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