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영내 특정 인물 흉상 재배치에 대한 육사총동창회 입장'"대한민국 정통성 훼손한 사실이 확인된 인물이 포함돼서는 안 돼""육사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
  • ▲ 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2023.8.28 ⓒ연합뉴스
    ▲ 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2023.8.28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총동창회(회장 박종선)는 29일 "(문재인정부 당시)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충분한 공감대 없이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육사총동창회는 이날 '육사 영내 특정 인물 흉상 재배치에 대한 육사총동창회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영내에 설치된 역사적 인물의 흉상 및 기타 조형물의 재배치를 검토하는 문제로 인해 육사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육사총동창회는 "2018년 육사 영내에 조형물 설치 시 홍범도 장군이 소련으로 넘어간 독립군 무장해제 과정에서 많은 독립군이 희생된 '자유시참변' 재판위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소련군 편입 등의 행적이 밝혀져 흉상 배치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충분한 공감대 없이 강행됐으며, 지금까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육사총동창회는 "이에 작금의 혼란 상황을 좌시할 수가 없어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역사적 인물들의 흉상이나 조형물 재배치와 관련, 육사총동창회는 "77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육사는 수많은 애국지사와 국가유공자를 배출한 바, 6‧25전쟁 등 국가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선열들에 대한 선양과 보훈활동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사총동창회는 그러면서 "역사적 평가가 상반되는 인물에 대한 조형물 배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6‧25전쟁을 일으키고 사주한 북한군·중공군·소련군 등에 종사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한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인물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인물의 흉상에 육사 생도들이 거수경례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육사총동창회는 "육사는 교내 시설물 및 조형물 재배치 과정에서 정쟁의 대상 여부를 떠나 오로지 호국간성 양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과 사관생도 교육훈련의 목적에 부합되게 결정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육사총동창회는 "작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정쟁들은 육사를 쟁점화하는 것을 넘어 국토 방위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의 정신적 태세에 혼란을 주고 심지어 국가안보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나쁜 행태"라고 짚었다.

    이어 육사총동창회는 "육사의 문제는 육사가 지혜롭게 조치하도록 성원하고 지켜볼 것을 제안한다. 팩트는 하나인데 생각과 관점이 다르다고 해서 상호 비방하고 폄훼하는 등의 정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그것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

    국방부 역시 지난 28일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더욱이 사관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는 견해를 밝혔다.

    2018년 문재인정부 당시 육사 생도들이 학습하는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독립군‧광복군 영웅(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 흉상이 설치됐다. 육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교내 조형물을 재배치하는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