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48억 들여 '정율성공원' 조성하는 광주시 강력비판'北 인민군 행진가, 中 팔로군 행진곡' 작곡… 中 귀화해 중국인으로 숨진 사람"대한민국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그를 세금으로 기념한다니… 5·18 욕보이는 일"
  •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이종현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이종현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25전쟁 당시 중국공산당에서 응원대장 역할을 한 정율성 기념공원을 조성하려는 광주광역시의 계획을 강력히 비판했다.

    박 장관은 22일 페이스북에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장관은 "광주광역시가 올해 말까지 '정율성기념공원'을 짓는다"며 "이미 광주에는 '정율성로'도 있고 '정율성 생가'도 보존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음악제나 고향집 복원 등에도 많은 세금을 썼는데, 안중근·윤봉길도 못 누리는 호사를 누려야 할 만큼 그가 대단한 업적을 세웠나"라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이어 "'오월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광주가 시민들의 혈세를 들여 기념해야 할 만한 인물이 과연 누구여야 하나"라며 "하늘에서 정율성 찬양미화작업을 지켜보고 계실 독립지사와 호국· 민주화 영령들이 얼마나 통탄할지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특히 박 장관은 "정율성이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율성은) 1939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이라고 지적한 박 장관은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으며, 인민군 협주단을 창단해 단장이 됐다"고 소개했다.

    박 장관은 또 "정율성이 작곡한 '조선인민군행진가'는 6·25전쟁 내내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웠다"며 "(정율성은) 민족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한 사람"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정율성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민족을 저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공산당을 위한 작품을 쓰며 중국인으로 생애를 마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장관은 "(정율성은)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행진가를 만들어 6·25전쟁 남침의 나팔을 불었던 사람, 조국의 산천과 부모 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산군 응원대장이었던 사람"이라며 "그는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영웅' 또는 '북한 영웅'인 그 사람을 위한 기념공원이라니,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한 박 장관은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그를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5·18묘역에 잠들어 계신 민주주의 투사들을 욕보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기념공원 조성사업은) 48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사업에 지방자치단체가 국민들의 혈세를 마음대로 쓴다면, 재정규율을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도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는)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광역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전면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 ▲ 북한으로 귀국한 의열단 출신 공산주의자 정율성이 1947년 김일성으로부터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상장.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페이스북
    ▲ 북한으로 귀국한 의열단 출신 공산주의자 정율성이 1947년 김일성으로부터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상장.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페이스북
    광주시, 올 연말까지 불로동 부지에 '정율성기념공원' 조성

    광주광역시는 동구 불로동 878㎡에 48억원을 투입해 올 연말까지 '정율성기념공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공원에는 정율성의 삶과 음악세계를 기리는 광장·정자와 함께 교양·관리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2020년 3월 공원 지정에 이어 같은 해 5월 공원 조성 계획을 결정했으며, 소유권 이전 등 토지 보상 문제도 거쳤다.

    정율성, 북한 노동당 선전부장 활동… 중공·북한군 사기 높이는 데 기여

    정율성은 광주 출신으로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에서 공부했다. 이후 1939년 1월 중국 공산당에 입당했고, 1939년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했다.

    중국 공산당 휘하 부대인 팔로군은 이 행진곡을 군가로 채택하고 일본과 전쟁을 벌였다.

    정율성은 광복 이후인 1946년 1월 북한으로 넘어갔다. 황해도 해주에서 그는 노동당 선전부장으로 활동하는 등 북한군의 사기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정율성은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전선위문활동 등을 전개했다. 당시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위해 '백운산을 노래하자' '중국인민지원군행진곡' '영예로운 지원군' 같은 군가를 작곡하면서 자유대한민국의 목을 옥죄는 데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