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PO 마쉬 침입 시점에 '액체연료 앰플화' 성공"北, 핵심 기술 확보 위해 동맹국인 러시아까지 해킹"
  •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7월 27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일행을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의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AP/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7월 27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일행을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의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AP/뉴시스
    북한 해커 집단이 러시아 주요 미사일 개발업체 시스템에 백도어를 비밀리에 설치해 지난해 최소 5개월 동안 이 시스템에 침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기술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 스카크러프트(ScarCruft)와 라자루스(Lazarus)로 불리는 북한 정부 연계 사이버 첩보팀이 러시아 방산업체 'NPO 마쉬노스트로예니야(NPO 마쉬)'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는 디지털 백도어를 은밀히 설치한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1944년 설립된 'NPO 마쉬'는 1000km 거리에 있는 적을 음속의 9배 속도로 공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 '치르콘', 초음속순항미사일 P-800 오닉스를 개발한 러시아의 주요 미사일 개발업체다. 특히 'NPO 마쉬'가 선도적으로 개발해온 극초음속미사일과 위성기술, 차세대 탄도탄 등 세 분야에 북한은 큰 관심을 가져왔다.

    독일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는 북한이 치르콘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고 해서 곧 그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최고의 미사일 설계·생산사인 'NPO 마쉬'는 북한으로서는 배울 것이 많은, 가치 있는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이 회사의 기술자료와 내부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침입은 2021년 말 시작돼 이듬해 5월 IT 엔지니어가 해커들의 활동을 탐지할 때까지 계속됐다. 

    북한 해커들이 데이터를 유출했는지, 어떤 정보를 봤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침입 이후 수개월 동안 북한은 금지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러 건의 진전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NPO 마쉬'가 개발한 무기 중에는 자사의 '연료 앰플화' 기술을 적용한 액체연료 ICBM인 UR-100N(RS-18A)이 있다. 북한이 미사일 연료 앰플화에 성공했다고 밝힌 시점은 공교롭게도 'NPO 마쉬' 침입에 성공한 시점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북한은 2021년 말 이와 같은 것(앰플화)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NPO 마쉬'가 북한에 유용한 것을 하나 갖고 있다고 한다면, 연료 앰플화가 목록 맨 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인 러시아조차 타깃으로 삼는 북한의 특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해킹 소식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7월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직후 드러났다. 쇼이구 장관은 소련 해체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국방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