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5일 잼버리 관련 브리핑서 "대회 중단하지 않기로"영국·미국·싱가포르는 조기 철수 결정… 조직위 "교통 등 지원할 것"
  • ▲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 프레스룸에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관련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 프레스룸에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관련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2023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일부 국가의 연이은 퇴소에 파행 위기를 맞았지만, 결국 중단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5일 오후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잼버리 관련 일일 브리핑을 통해 "각국 대표단 회의를 진행한 결과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는 폭염을 고려해 새만금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그런 분들에 대해서는 교통을 포함해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 청결 유지를 위해 700여 명의 서비스 인력을 투입한다"며 "제가 현장을 불시 점검한 결과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보이며 참가자들도 비슷한 개선을 실감하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저희는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참가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어 "국토교통부는 오늘 기존에 배치된 쿨링버스 130대 외 104대를 추가 배치하고, 국방부는 1124편 넓이의 그늘막과 캐노피 64동 등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인력도 의사 28명, 간호사 18명, 응급구조사 13명 등 총 60명을 투입한다"며 "서울 민간대형병원에서도 의료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도 운영 상황 브리핑을 통해 "잼버리는 원래 계획대로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며 "퇴영 국가에 교통 등을 지원하고, 영외 프로그램을 전북 외 지역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계속 제기되는 화장실 청소 문제에 대해서는 678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이은 잼버리 폭염 대책 및 운영·관리 지원에 대한 긴급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잼버리 지원을 위한 정부의 69억원 예비비 지출안을 긴급 재가했고, 5일 한 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유선으로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총력 대응을 거듭 강조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의 협조를 통해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모든 스카우트 청소년들에게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시원한 냉방버스를 함께 제공해 추억에 남는 한국 잼버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 ▲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단 철수를 선언한 영국 운영요원이 5일 오전 전북 부안군 행사장 영지 내에 설치한 국가 홍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연합뉴스
    ▲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단 철수를 선언한 영국 운영요원이 5일 오전 전북 부안군 행사장 영지 내에 설치한 국가 홍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잼버리 대회에 최대 참여 인원인 4500여명의 스카우트 학생들을 파견한 영국은 이미 1000여명의 선발대를 철수한 데 이어 3일 동안 모든 인원을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도 잼버리 대회장을 떠나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하며, 싱가포르도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잼버리 대회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파행 위기에 놓여있었다.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데다 대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자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지난 4일 '중단'을 권고, 일부 국가는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그러나 각국 대표단이 5일 오전부터 대회 운영에 관한 논의를 이어간 결과, 필리핀과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 등은 대회 지속 참여를 선언했고 세계연맹 또한 호전되는 현재 상황에 따라 대회 '유지'를 결정했다고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전했다.

    조직위는 영국·미국 등 일부 국가의 조기 퇴영 결정에는 "존중한다"면서도 환불 여부나 외부 숙소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라는 불안한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국가가 코로나 등으로 잼버리를 취소하지 않는 한 환불은 없다고 했고 이를 세계연맹이 수용한 상태"라며 "또 개별 국가의 사정에 따라 나갈 땐 계획된 것 외엔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고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부는 조직위와 추가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합의된 내용 이외에 퇴영하는 국가에 교통수단 등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잼버리 대회 지속 여부와 관계없이 부실한 행사 준비 및 운영에 관한 책임 소재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잼버리 준비 기간이 6년 중 5년은 문재인정부 시절이었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준비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가부장관에게 잼버리 대회 준비와 관련해 폭염과 배수, 시설 문제 등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김 장관은 "대책을 다 세워놓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