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러 대표단과 함께 등장… '북·중·러 3국 연대' 강조北 강순남 국방상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 방위권 초월할 것"열병식서 화성 17·18형 ICBM, 무인정찰기, 공격기 등도 함께 공개
  • ▲ 왼쪽부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훙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연합뉴스
    ▲ 왼쪽부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훙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27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열병식에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참석했다.

    지난 2월 열병식 때와 달리 딸 김주애와 신형 무기체계의 모습은 없었으나, 대신 전날에 이어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3국 간 연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종합하면, 열병식은 27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됐다. 식전행사와 군악예식에 이어 북한군 주요 부대의 군기들이 차례대로 광장으로 입장했다.

    김정은은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 부의장 격)인 리훙중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러시아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각각 주석단에 초대됐다.

    김정은은 광장에 등장한 이후 따로 연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강순남 국방상이 "미제는 우리에게 핵을 사용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의 여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연합뉴스
    ▲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연합뉴스
    강 국방상은 "이제는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핵전쟁을 일으키겠는가 하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 이대로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며 나간다면 우리 국가의 무력 행사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선포한다"고 경고했다.

    강 국방상은 또한 "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에 들이밀기 전에 미 본토 전역을 뒤덮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핵무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며 "만일 미합중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여태 상상해보지 못한, 직면해보지 못한 위기를 당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강 국방상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핵전쟁 기구"라고 지목하면서 "우리 국가를 목표로 한 핵전쟁 흉계를 실천 단계에서 추진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고체연료엔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매체들은 '화성-18형'을 "공화국 전략무력의 가장 강력한 핵심 주력수단"이라고 표현했다. 뒤따르는 '화성-17형'은 "국가와 인민의 절대적인 힘의 실체"라고 언급했다.
  • ▲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또 27일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처음 공개된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도 이날 행사장을 시위 비행했다. 이들 무인기는 각각 미국 고고도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형태가 유사한 것들이다.

    또 지난 3월24일 개발 및 시험 사실이 처음 공개됐던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열병식 대열에 합류했으며, 탱크장갑사단·기계화보병사단·비행종대·포병종대 등이 광장을 행진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월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8형'을 최초 공개한 바 있으나, 이번 열병식에서는 27일 선보인 무인기 외에 새로운 무기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열병식과 비교하면 검은색 중절모 등 '김일성 코스프레'도 없었으며, 김정은의 바로 옆에 자리했던 둘째 딸 김주애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무기체계보다는 대외적으로 중국·러시아와 관계성을 부각시키며 한·미·일 3국과의 대립각을 더욱 극명하게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미·일 3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미사일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북·중·러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은 북한의 열병식과 관련해 "관련 사항을 분석 중"이라며 "현재 설명 드릴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 ▲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무인기. ⓒ연합뉴스
    ▲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무인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