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박원순)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이 시대의 사표요 선구자""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너에게 그야말로 저열한 주홍글씨"
  • ▲ 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제에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운데)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제에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운데)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나도 여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손목도 잡고 격려도 하면서 사제 간의 정을 나눴다"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논란을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이 담긴 박 전 시장 3주기 추도사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박 전 시장 3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3년 전 네가 내렸던 최후의 결단 역시 오직 너이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선택과 결단이었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하고 또 당당하려 했던 인간 박원순 평생에 걸친 삶의 자세가 고스란히 응축된 결단, 결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서 주저 없이 내린 결단이었다고 믿는다."

    김 교수는 이어 "너의 삶 곳곳에서 직면했던 억압과 비판과 훼방과 중상모략에 대해 분노가 아니라 싱긋 차가운 웃음으로 반응하며 냉철하고 당당한 태도를 견지하려 했던 너를 너무나 잘 안다"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여학교(이화여대) 교수직을 수십 년 해오면서 무수히 많은 여제자들을 가르치고 길러냈는데 나를 스승으로서 존경하고 사랑하고 따랐던 제자들이 당연히 많았다"고 전제한 김 교수는 "이들과 손목도 잡고 어깨를 두들기며 격려도 하고 또 국내외에서 학위도 받고 취업도 하게 되면 얼싸안고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제 간의 정 나눔이지 여기에 무슨 도덕적 윤리적 일탈이 개입했겠니"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일개 교수가 그러했는데 수천 수만의 지지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너에게 그야말로 저열한 주홍글씨가 제대로 씌어질 리가 없지 않느냐"며 "누구에게도 너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이 시대의 사표요, 선구자"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김 교수는 "추도사 내용과 관련한 어떤 토론도 사양한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박 전 시장과 경기고 동창으로 오랫동안 교류해온 사이다. 2011년 서울시장보궐선거 때도 박 전 시장의 정책자문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