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北, 중국·싱가포르서 2차례 이상 물밑 접촉정부 "북한, 일본 통해 한미 반응 떠보고 싶어 해"日-北 입장 차이 커… 고위급 회담 성사 미지수
  •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연합뉴스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일본인 납북자 문제, 고위급 회담 개최 등을 놓고 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중국·싱가포르 등 제3국에서 수차례 실무접촉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북한과 일본은 최근 2차례 이상 물밑 접촉에 나섰다. 복수의 소식통은 "양측 실무진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만난 것으로 안다"며 "일본이 미국에도 사전에 회동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동아일보에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일본과의 만남을 통해 한미일 3국 공조 기류를 확인하고, 일본을 툭 찔러 봐서 한미 반응까지 떠보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고 동아일보에 말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고 하자 북한은 이틀 뒤 외무성 부상 담화를 통해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고, 이후 실제 회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일북 대화가 성립되는 것이 한국 정부에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 도발에 맞서 한미일 3국 공조 강화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납북문제 해결을 원하는 일본을 앞세워 윤 정부의 대북 구상에 균열을 만들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양측은 이번 실무 회동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1970~80년대 일본에서 실종된 사람 다수가 북한으로 납치됐다고 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북한과 직접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해 왔다.

    앞서 지난달 28일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 리병덕 연구원은 "일본이 실현 불가능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전제 조건 없는 일조(일북) 수뇌회담'을 희망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는 일본 당국자(기시다 총리)의 입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근시일 내 일북 고위급 회담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