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만 "이정근 만난 건 거절하기 위한 것… 돈 줬다는 명시적 증거 없어"이정근 "고생했다" 격려에… 이성만 "안사람이 그런거나 서포트해야지"
  •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토 의혹의 중심에 선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새로운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돈봉투 전달자로 지목된 이 의원은 그간 돈봉투를 전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에는 "안사람이 그런거나 서포트해야 한다"며 돈봉투를 전달한 정황이 담겨있어 의혹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021년 3월30일 송영길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돈 내가 내일 주면 안 돼 내일? 오전 중에, 오전 10시에 갈 테니까"라고 말하며 약속을 잡았다.

    다음날 오전, 이 전 부총장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에게 이 의원과의 만남을 이야기했다. 이 전 부총장은 전화로 "이따가 이성만이 10시에 만나자고 했다"고 강 전 감사에게 이야기했고, 강 전 감사는 "왜? 비용 준다고? 받으면 50만원씩만 정리해서 50만원씩 봉투를 좀 나한테 만들어서 줘"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부총장은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 전화로 이 의원에게 "오빠 나 505호에 있는데"라고 말했고, 이 의원이 "505호, 알았어. 대산빌딩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 전 부총장은 이 의원으로부터 수차례 돈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부총장은 지난해 4월10일 강 전 감사와 통화에서 "아까는 너무 일러가지고 돈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며 "우리 지금 그 지난번에 이성만 의원이 해다 준 거 외에는 지금 뭐 전혀 없다. 그냥 전혀 없이 그냥 어느날 OO(스폰서)이가 주면 그때 할 건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돈으로는 부족해 더 나눠줄 계획을 미리 세워 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전 부총장은 또 전당대회 다음날인 5월 3일엔 이 의원에게 "고생했다. 우리 또 팀에 와서 또 수금 전달하고 하느라고"라며 격려를 건넸고, 이 의원은 "아니 뭐 안사람이 그런 거나 서포트해야지"라고 대답했다.

    이 의원은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의원은 "검찰은 '내가 내일주면 안돼? 내일? 오전 10시 갈테니까'라는 녹취록을 근거로 내가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특정한다"며 "나는 이 전 사무부총장이 계속 돈을 달라고 하니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만나서 설득하기 위해 돈을 주겠다는 핑계를 일단 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만나서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선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며 "돈을 정말 주려 했다면 캠프가 사람들로 가장 붐빌 시간인 오전 10시로 약속을 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녹취록에는 이 전 사무부총장이 내게 돈을 받았다는 명시적 내용이 없고 단지 추후 진술만 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날 JTBC 녹취록과 관련해서도 이 의원은 "나한테 묻지 마시라. 그것은 법정에서 이야기하자"며 돈봉투와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