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교과과정 벗어난 문제 배제'… 공정지침 이행 않고 6월 모의평가 시행尹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건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 강조
  • ▲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이규민 원장이 19일 전격사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한 수능' 기조를 6월 모의평가에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오랜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 원장은 "(제가 사임한 후에도) 평가원은 수능 출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며 2024학년도 수능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원장의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최근 교육부는 국무총리실과 함께 평가원을 감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부터 강조한 '공교육 교과과정을 벗어난 문제 배제'라는 공정한 수능 지침을 6월 모의평가 출제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차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부터 교육개혁 추진 방안과 진행 상황을 보고 받으며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는 비문학 국어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지난 3월부터 내려왔지만, 6월 모의평가에서도 일부 문항이 교과과정을 벗어난 곳에서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평가원이 윤 대통령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대학입시 담당자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국장급)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교육부는 국무총리실과 함께 평가원 감사도 예고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과과정 밖에서 출제된 초고난도 문항 등에 따른 감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