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방문 앞두고 현지 일간지 '르 피가로' 기고… 협력 강화 메시지"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세력 간 대립 격화… 프랑스와 국제안보 협력""국제규범 무시·무력 통한 주권 위협 행위, 보상받을 수 없음을 보여줘야"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핵·미사일 등 안보 문제에서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프랑스 방문을 앞두고 국제 안보,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함께 하길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평화 회복에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기고문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세력 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와 평화가 위협에 처했다"며 "대한민국은 2024~2025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안보에 관해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르 피가로는 프랑스 대표적 일간지로, 온라인에 게재된 이 글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르 피가로 구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사로 분류돼 있다. 양국은 1886년 우호통상조약을 맺으며 외교관계가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과 공조하고자 한다"며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무력을 통해 주권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가 일관되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온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국제인권선언이 파리에서 선포(1984년)된 지 75년이 되는 해"라며 "대한민국은 자유와 인권의 나라인 프랑스와 공조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상하이와 파리에서 독립운동을 펼칠 때 프랑스가 보호막 역할을 해줬던 점과 한국전쟁 당시 연인원 3421명의 청년을 파견해줬던 점에 대한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프랑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한불 경제협력,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기여"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의 경제 협력도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과 프랑스의 교역 규모는 13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양국 기업 간 투자액은 4억8600만달러로 확대 추세에 있다.

    윤 대통령은 "장차 한-불 경제 협력은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분야에서 프랑스에 투자하고, 프랑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한다면 상호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과 방위산업은 양국 모두가 우수한 제조기술을 지닌 분야로 공동연구와 공동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소형원자로(SMR)와 수소 에너지 공동개발에 나섬으로써 기후위기에 대응한 그린 에너지 공급 확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 희망"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BTS·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프랑스에서 인기인 점을 언급하며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각별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나선다. 오는 20~21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2030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항구도시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1950년 프랑스의 청년들이 전쟁 중인 한국을 구하기 위해 도착했던 바로 그곳"이라며 "우리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