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김남국 코인 논란에 지도부 대응 지지부진… 불만 쌓여비명계 "이재명 정치경력 부족… 판단력 모자라 이런 일 생긴 것" 직격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새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민주당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임명한 이 이사장이 '자폭된 천안함 사건', '코로나는 미국발' 등으로 반나절 만에 사퇴하면서 비명계의 반발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이사장은 5일 오후 6시55분께 문자 공지를 통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며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논란이 된 과거 발언에 대해 "사안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한국사회의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 소견"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이사장의 혁신위원장 임명 사실을 밝히며 '전권 위임'을 시사했다. 이 이사장은 임명 9시간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이사장의 과거 행적과 발언을 두고 비난이 쏟아졌다. 이 이사장이 과거 페이스북을 통해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세력(지난 2월)", "현재 전 세계로 대유행 중인 COVID-19 역시 진원지가 미국(2020년 3월)" "전쟁고아들을 보호한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몰다니(지난 3월)" 등의 발언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이사장이 2019년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관련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이 대표에 대한 구명운동을 하는 등 '친명(친이재명)' 행보를 보인 것도 논란이 됐다. 이 이사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 이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재신임 요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의 개인적 논란 외에도 이 대표의 인사 실패 및 부실 검증에 대한 당내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의 혁신위원장 임명 사실이 알려진 뒤 이상민 의원은 "이래경이란 분 당내 논의도 전혀 안되었고 전혀 검증도 안 되었으며 오히려 이재명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다"고, 홍영표 의원은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가 아닌 전문성, 중립성, 민주성, 통합조정능력을 가진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당초 혁신위는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출범 논의가 이뤄졌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위 구성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우게 되면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결국 이 대표가 정치 경력이 부족하고 판단력이 모자라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내 계파 갈등도 예정된 수순이다. 앞서 혁신위 권한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 간 의견 대립이 있기도 했다. 비명계는 전권(全權)을 요구했고, 이에 친명계는 '이 대표 체제 흔들기'라며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임명한 인사가 반나절 만에 자진 사퇴를 한 것은 비명계가 더 강경해질 빌미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역량 있고 신망 있고 그런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서 잘 찾아봐야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