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기 "장마·태풍 등 지나고 가을쯤 돼야 재발사 나설 것으로 관측""추진체, 2단 아닌 1단부터 문제 가능성… 발사 직후 열·압력 집중"
  • ▲ 우리 군이 31일 오전 어청도 서방 200 여 Km 해상에서 확보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합동참모본부ⓒ
    ▲ 우리 군이 31일 오전 어청도 서방 200 여 Km 해상에서 확보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합동참모본부ⓒ
    북한의 2차 위성 명목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시기는 빨라야 9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봤을 때 (북한 군사정찰위성은) 당분간 쏘기 힘들다"며 "9월 중·하순부터 10월에 접어들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빨라도 9월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위원은 여름철 높아지는 습도를 이유로 들었다. 미세한 전자제품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위성발사체가 장마와 태풍 등 기상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기(雨期)가 지난 가을이 돼야 재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신 위원은 예상했다.

    신 위원은 "첫 시도인 오늘은 실패했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다시 복기하는 차원에서 확인하려면 수개월도 모자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북한은 2012년 4월13일 '광명성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를 발사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은 재정비에 8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마하20을 돌파하며 발사에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도 그해 3월 발사에 실패한 뒤 9개월 만의 발사에 성공했다.

    발사체에 이상이 생긴 경우 8~9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무리 북한이 전문가들을 총동원해도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또한 신 위원은 북한의 주장과 달리, 발사체 1단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정찰위성 개발을 주도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날 위성 발사에 실패하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사된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 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 서해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발사체가 남쪽 방향으로 정상적으로 발사됐고, 1차례 단 분리가 이뤄졌으나, 2단 추진체가 작동하지 않아 떨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신 위원은 이미 1단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진체계는 발사 직후에 열과 압력, 진동 등이 집중되기 때문에 1단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1단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2단도 무리가 없다. 추가로 잔해를 수거 및 인양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에 사용한 백두엔진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이 이날 서해상에서 확보한 원통형 잔해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 사이 연결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직경은 2m 전후로, 화성-15형과 크기가 같다.

    위성 발사체와 미사일은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북한이 보유한 '화성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발사 실패 전력이 없는 '화성-15형' 발사체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