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개 부대 2500여 명 장병 및 610여 대 장비 참가북한 불법무력침략 상황 가정해 무차별 대응사격 실시공중에선 전투기·헬기, 지상에선 K2전차 등 포사격군집드론 활용한 정찰 및 감시 수행… 자폭드론 폭발도 시연
  • ▲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시행된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 MLRS(M270, 다련장로켓)가 적 진지를 향해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시행된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 MLRS(M270, 다련장로켓)가 적 진지를 향해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적의 포병공격이 시작됐습니다."

    짧은 안내와 동시에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승진과학화훈련장 한가운데서 3발의 화염이 치솟았다. 갑작스레 천지를 울리는 포사격 소리에 현장을 참관하던 2000여 명이 깜짝 놀랐다. 장사정포를 이용한 북한군의 기습공격이자 불법무력침략인 것으로 확인되자, 우리 군은 즉각 공중전력을 호출했다.

    산 너머에서 가장 먼저 KF-16 전투기 3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중·장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KF-16은 공격편대 비행으로 적 진지에 접근, MK-84 항공탄을 투하했다. 뒤이어 FA-50항공기 3대도 출격해 항공탄을 떨어뜨렸다. 탄착 이후 9~10초 뒤, 3.5km 가량 떨어진 관중석까지 포탄이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육상에서는 K2전차와 K-9 자주포 등 포병 전력들의 무차별 대응사격이 개시됐다. 이들은 쉴 틈 없이 불을 내뿜으면서 적 장사정포와 포병부대들을 타격했다.

    북한이 GOP 일대에서도 공격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번엔 20여 기의 드론들이 일제히 비행을 시작했다. 정찰드론, 소총사격드론, 자폭드론으로 구성된 군집드론이 작전지역인 GOP 일대로 날아가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드론들에 의해 아군의 피해 없이 적을 식별할 수 있었고, 1기의 자폭드론은 군집드론에서 빠져나와 적들에게 접근해 폭발했다. 자폭드론의 작전반경은 10km이며, 오차범위 1m 이내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K2전차와 K21 장갑차 등 화력으로 적의 공격을 막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자, 우리 군은 곧바로 반격작전에 들어갔다.

    작전명 '불굴의 자유작전'은 '하늘의 지휘소'라고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로부터 시작됐다. 피스아이는 작전지역 상공을 비행하면서 적군의 능력을 파악하는 동시에 아군의 작전을 통제·지휘하는 역할을 했다.

    곧이어 '하늘의 파수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전술정찰기 RF-16 '새매'가 나타나 적 동향을 파악했다. 이를 발견한 적이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하자, 새매는 섬광탄(플레어) 발사와 함께 회피기동을 선보였다.
  • ▲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시행된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 K2 전차가 적 진지를 향해 동시통합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시행된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 K2 전차가 적 진지를 향해 동시통합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적 후방 종심지역에 투입된 UAV 무인항공정찰기가 핵심표적을 식별하자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F-35A와 F-16 전투기가 해당 지역에 다시금 폭격을 가했다. 지상에서는 K9A1 자주포가 핵심표적을 향한 155mm 포탄을 발사했다. 관중석에서는 UAV를 통해 공유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여기는 대대장. 상급부대로부터 공격명령이 하달됐다. 전 부대는 신속히 공격해 목표를 탈취하라. 이상"

    공격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 발사되자 육군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Army TIGER)'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군에 앞서 드론이 선두에 투입돼 적을 식별하는 정찰활동을 하고, 해당 영상은 실시간으로 지상군에게 선명하게 공유됐다.

    멀리서 작전지역 상황을 파악한 아미타이거는 차륜형장갑차 K-808을 앞세워 진군했다. 해병대의 자랑인 상륙돌격장갑차 KAAV와 주한미군의 화생방정찰장갑차 M1155도 함께 적 진지를 좌우로 둘러싸며 기동했다. 이들의 전진을 돕기 위해 후방에서는 K2전차 등의 포격사격이 계속됐다. 155mm 자주포가 발사될 때마다 천지가 크게 진동했다.

    우리 군의 공세는 쉴 틈이 없었다. 공중에서는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가 후방에 모습을 드러내 무인기인 MQ-1C 그레이이글을 운용하는 유·무인복합운영체계(MUM-T)를 선보였다.

    공격대대장의 공중전력 지원 요청이 전달되자, KF-16과 FA-50, F-15K 전투기들이 재차 적 후방지역에 포탄을 투하해 타격했다. 대공무기지만 지상사격도 가능한 K-30 '비호복합'과 '천호'는 3km 이상의 월등한 사거리를 활용한 '사거리전투'를 통해 적 진지를 타격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적군을 향해 진군하던 한미연합군이 지뢰지역을 발견해 진군에 지장이 생기자, 이번엔 KM9ACE 전투장갑도저와 장애물개척전차가 나서서 지면 평탄화 작업에 착수했다. 공중에서는 아파치 헬기의 엄호사격이 이어졌다. "현 시간부로 장애물이 개척됐다. 신속히 진격해 목표를 확보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현장에 투입된 90여 대의 장비가 일제히 적군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실시했다.
  • ▲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시행된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 AH-64E 아파치 헬기가 전방에 적을 식별하고 기동하고 있다. ⓒ국방일보
    ▲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시행된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 AH-64E 아파치 헬기가 전방에 적을 식별하고 기동하고 있다. ⓒ국방일보
    가장 마지막으로 축구장 3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다련장로켓 MLRS가 적 후방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특공연대가 수리온에서 급속헬기로프하강 후 적 진지를 점령하는 모습을 보였고, "여기는 대대장. 현 시간부로 목표 확보. 이상"이라는 방송과 함께 약 1시간동안 이어진 연합화력격멸훈련의 끝을 알리는 녹색 신호탄이 훈련장 위로 쏘아졌다.

    진군했던 한미 연합화력은 복귀와 함께 적 진지 부근에 대형 태극기를 계양했다.

    이번 훈련은 '역대급'으로 한미 최신 첨단전력 71개 부대 2500여 명의 장병과 610여 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육군의 아미타이거 부대를 비롯해 K2전차, K21장갑차, 군단‧사단급UAV, 군집·정찰·자폭드론 등 기동전력 400여 대가 투입됐다.

    포병전력으로는 K9자주포와 K55A1, 다련장로켓(MLRS) 등 110여 대가 동원됐다. AH-64E 아파치헬기, AH-1S 코브라헬기, KUH-1 수리온 등 항공전력 43대가 공중에서 훈련을 지원했으며, 공군전력인 F-35A, F-15K, KF-16, FA-50 전투기를 비롯해 공중조기경보기인 E-737 '피스아이', 전투정찰기인 RF-16 '새매' 등 40여 대도 훈련에 참여했다. 주한미군은 F-16 등을 비롯한 전투기와 Q-53 대포병탐지레이더, MLRS 등을 투입했다.

    화력격멸훈련은 한미 양국의 최첨단 전력을 대거 투입해 적 응징태세를 점검하는 훈련이다. 1977년 이후 지난해까지 11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화력격멸훈련이 진행됐다. 가장 최근인 2017년 4월 훈련에는 한미 48개 부대 장병 2000여 명과 250여 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훈련을 총 지휘한 김성민(중장) 육군 5군단장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한미 장병들의 눈빛과 의지를 통해 압도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으며, 변함없는 한미동맹의 단합된 결속력을 볼 수 있었다"며 "8년 만에 역대 최대규모로 시행된 화력격멸훈련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군의 위용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