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사건 피의자 송영길, 자택 압색 다음날 휴대전화 제출연락처·통화내역·문자·카톡 등 초기화… 조만간 소환조사 전망
  • ▲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자진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검찰은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청사 로비에서 송 전 대표를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프랑스에서 긴급 귀국했다. ⓒ서성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자진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검찰은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청사 로비에서 송 전 대표를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프랑스에서 긴급 귀국했다. ⓒ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자택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4월30일 연락처, 통화내역, 문자와 카톡 메시지 등을 모두 초기화한 휴대전화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러한 대응을 고려할 때 송 전 대표가 수사 협조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의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송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보통 1~2년에 한 번씩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느냐"며 "그 전 자료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지난 압수수색에서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의 일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됐거나 교체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사건 관련 혐의를 부인하면서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해 "주변사람 말고 차라리 나를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전 대표는 "증거가 안 나오니까 저의 주변을 샅샅이 모두 파헤치는 인생털이 수사를 하고 있다"며 "갑자기 29일 아침 저의 집과 저의 측근들, 그리고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 여섯 군데를 압수수색했다. 명백한 정치적 탄압행위"라고 규탄했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없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정도여서 집에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윤관석 민주당 의원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등이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현역 국회의원 및 선거 관계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송 전 대표는 이 사건 최종 수혜자로 의심 받고 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그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당시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바로 다음날 송 전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후 조만간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