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낙선 후 현안에 침묵…김기현 지도부 비판으로 기지개"민심과 다른 정책 나올 때 지적해야"…김기현 지도부 저격"옮길 생각 없다"…김은혜 지역구 '분당갑' 재출마 못 박아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당내 현안에 침묵하던 안철수 의원이 당 지도부가 흔들리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이 민심과 다른 정책을 낼 때 이른바 윤심으로 탄생한 김기현 지도부가 쓴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지역구 '컴백' 얘기가 흘러나오는 데 대해서도 경기 성남 분당갑을 떠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침묵하던 안철수, 지도부 비판으로 꿈틀

    안철수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심 100%로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부터 시작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에서 기존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던 경선 룰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했다.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한 안 의원 측은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른바 윤심을 등에 업었다는 김기현 대표가 당선됐다. 민심이 담기지 않은 지도부인 만큼 민심과 멀어진 행보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총선은 민심이 결정하는 거니까 민심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완전히 반대로 갔다"며 "그러다 보니 강성 지지층에 좌우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언한 김재원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징계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것으로는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된다고 본다"며 "최고위원 한두 명을 징계하거나 (자진) 사퇴하는 거로는 해결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여당이 해야 하는 일은 두 가지로, 대통령실에서 하고자 하는 일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과 대통령실에서 민심과 다른 정책이 나올 때 지적하고 민심에 맞는 정책을 대신 제시하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1번만 하고 있다"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 방안이 '주 69시간제'라는 프레임에 갇혀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 현 지도부가 대안 내놓지 않아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섣불리 정책을 발표한 정부에도 별다른 쓴소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지도부가) 정신을 차리고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단순히 당정 일체라는 말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총선 전망에 대해선 "자칫 잘못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의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경기도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하다"며 "차마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수도권 121석 중 17석인데 그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분당갑 재출마 강조하며 김은혜 컴백 견제

    지난달 8일 전당대회에서 낙선한 뒤 당내 현안에 대해 침묵하던 안철수 의원이 40여일 만에 목소리를 내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낙선 후 그간 챙기지 못했던 지역구 곳곳을 돌며 눈도장 찍기에 주력하고 있다.

    안 의원의 지역구인 분당갑은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자리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 의원은 지역구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지역구를 옮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저는 재보궐선거로 들어온 사람이기에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기서(분당갑)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지역구 이동은) 전혀 생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치라는 게 1~2년 한 게 아니라 역사가 있다. (김은혜 수석이) 여기로 오진 않을 것 같다"며 도의상 그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토크 콘서트로 국민과 접점도 넓힐 방침이다. 자신의 강점인 전국적 인지도를 활용해 본격적인 민심 확보에 나서겠다는 행보다. 오는 5월7일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 서현초등학교에서 '공부의 신' 강성태씨와 '챗GPT 시대 우리 아이 잘 가르치는 법'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연다. 같은 달 24일에는 서울대에서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김병지 전 선수와 건강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