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학국제안보연구소 '북한 핵무기 병기고' 보고서… 北 핵무기 35~65개 추정"플루토늄 63kg, 무기급 우라늄(WGU) 1770kg 생산… 평균 45개 만들 수 있어""北, 우라늄·플루토늄 늘릴 수단 갖고 있을 것… 원심분리기 추가 및 경수로 활용"
  • ▲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 ⓒ연합뉴스
    ▲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 ⓒ연합뉴스
    1. 미 핵군축 민간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북한이 최대 65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최근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이 "10kt의 핵분열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ISIS는 10일(현지시간) '북한 핵무기 병기고: 크기 및 구성에 대한 새로운 추정'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종류는 2022년 말 기준 '플루토늄 또는 무기급 우라늄(WGU)으로만 이뤄진 단순 핵분열탄'과 '우라늄·플루토늄 혼합탄' '수소폭탄(열핵)' 등이다.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량은 63kg, 무기급 우라늄(WGU)은 1770kg으로 파악됐다. 경우에 따라 최소 35개에서 최대 65개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조사돼, 평균 45개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혼합한 핵무기를 생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는 플루토늄의 부족 때문이다. 핵무기 폭발력은 수소폭탄(열핵), 혼합무기, 단순 핵분열무기 순이다. 수소폭탄을 만드는 데 소모되는 플루토늄은 3.5kg, WGU는 80kg이다. 반면, 혼합무기는 2kg의 플루토늄과 10~15kg 이상의 WGU가 사용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보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핵무기의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WGU와 플루토늄을 혼합해 핵무기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한이 WGU와 플루토늄 생산을 모두 늘릴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영변 핵시설에 원심분리기를 추가해 WGU 생산을 늘리거나, 실험용 경수로(ELWR)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LWR는 연간 약 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어, 영변 5MWe 원자로보다 4~5배 더 빠르다. 

    이와 관련해 '38노스'는 지난달 3일과 17일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의 ELWR가 거의 완성돼 작동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는 활동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영변 핵시설 외에도 비밀 원심분리기 공장이 두 곳 더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측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지속적으로 정교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여섯 차례의 지하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직경 50~60cm, 폭발력 15kt 이하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폭발력은 높이면서도 크기는 줄이는 핵무기 소형화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또 2017년 제6차 핵실험에서 북한의 핵무기 폭발력은 70~280kt을 달성했다고도 평가했다. 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과 같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낸 히로시마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핵폭발 위력이 15kt이었다.

    최근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과 관련해 보고서는 "직경이 40~45cm로 추정되며, 약 10kt의 파괴력에 공중폭발이 가능한 핵분열 무기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미국과학자연맹(FAS)은 '2023년 세계 핵군사력 지위 지수'를 통해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30개 이상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9월 발표 당시만 해도 20~30개였던 수치가 반 년 만에 30개 이상으로 수정됐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26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 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천명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등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