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8일 새벽 귀국… 친낙계 설훈·이병훈·윤영찬 등 마중설훈, 이낙연 장인상 조문… "친낙계, 자연스레 만나게 될 것"
  •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1년 일정의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새벽 급하게 귀국했다. 그의 장인인 김윤걸 전 교수가 별세해 상을 치르러 온 것이다.

    이날 이 전 대표의 귀국 현장에는 친낙(친이낙연)계 설훈·이병훈·윤영찬·전혜숙·양기대·김철민 민주당 의원 등이 마중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들과 미국에서 강연했던 내용과 장례 문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는 정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민주당 의원은 오영환 원내대변인이었다. 오 대변인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캠프에서 활동했다.

    친낙계 좌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오후 1시께 빈소에 도착했다. 그는 조문하기 전 '이 전 대표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동료 의원들과 회동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열흘 동안 한국에 머문 뒤 오는 18일 출국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리스크'로 몸살을 앓는 민주당 구원 투수로 이 전 대표 등판설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대거 발생한 반란표 배후로 이 전 대표를 지목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의 임시 귀국을 계기로 친낙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가 결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전 대표가 오는 6월 유학 일정을 끝낸 뒤 본격적인 정치 복귀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 의원은 이러한 시각에 대해 "앞으로 두고 봐야 하는데 서두를 이유는 없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서둘러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저라면 일체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정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설 의원은 약 2시간 동안 빈소에 있다가 떠났다. 그는 '이 전 대표와 무슨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미국에서 생활했던 얘기를 주로 했다"고 답했다.
  •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인 빈소에서 조문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인 빈소에서 조문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친명(친이재명)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조문하기 전 이 전 대표와 친낙계 회동 가능성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자기와 함께 했던 어른 또 지도자의 집안에 상이 있어서 함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큰 어른이고 지도자였기 때문에 온전히 위로하는 데 따로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당의 상황이나 미래에 대해 얘기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조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그런 말씀 나눌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나오겠다"고 답했다.

    빈소에 약 30분 동안 머물고 나온 박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가 당에 대해 조언했느냐'는 물음에 "그런 게 있지는 않았다"며 "제가 시민운동하다가 2007년 당에 들어올 때 그때 3선 의원이셨고 열린우리당이 한참 어려운 시기였는데 당시 이낙연 대표님과 저와 노웅래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위원회의 공동대변인을 잠깐 같이 한 인연이 있었다. 오늘도 그 인연을 잠깐 언급을 해줘서 그런 이야기를 좀 나눴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산마을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오종식 전 청와대 기획비서관을 보내 대신 조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표와 통화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민주당 박광온·노웅래·김민석·전용기 의원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이 조문했다. 

    이날 빈소에 오지 않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9일 조문할 계획이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오는 18일 다시 미국에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6월 초순 독일에서 강연 일정을 소화한 뒤 같은 달 한국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