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식 전 특검보, 박영수와 10년 동안 같은 법인서 일하며 보좌양재식 제자인 A변호사, 2014~15년 화천대유 전신 업체 대표로 재직
  • ▲ 2017년 3월 박영수 특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국정농단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2017년 3월 박영수 특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국정농단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의 제자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전신인 서판교자산관리 대표이사에 임명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50억 클럽' 멤버로 거론되는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에게 도움을 주는 대가로 양 전 특검보를 통해 200억원 상당의 대가를 약속받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서판교자산관리 대표에 지인을 앉힌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4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2014~15년 서판교자산관리 대표이사로 활동한 A변호사는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했던 양 전 특검보의 제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 전 특검보는 박 전 특검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10년 동안 일했고, 특검보로도 보좌한 최측근이다.

    검찰은 양 전 특검보가 2014년 9월부터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를 준비하는 동안 '대장동 일당'과 사실상 원팀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동 일당은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던 박 전 특검의 영향력을 활용해 컨소시엄에서 부국증권을 배제하고 우리은행이 참여하도록 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 측은 이에 따른 대가로 대장동 내 1300㎡(약 400평) 규모의 상가 부지, 각각 495㎡(약 150평), 330㎡(약 100평) 규모의 단독주택 부지 및 건물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모두 합치면 200억원 상당이라고 한다. 다만 이들 사이에 별도의 약정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약정서 대신 양 전 특검보가 자신의 측근을 서판교자산관리 대표로 앉혀 대장동 일당의 약속을 담보 받으려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도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A변호사보다 양 전 특검보가 서판교자산관리를 실제로 관리한 것은 맞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박 전 특검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 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변호사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소환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