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종로 이화장서 '이승만 탄신 148주년 기념식' 개최황교안 기념사업회장 "우리가 李대통령을 제자리에 모셔드려야 한다"박민식 보훈처장 "후손들이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업적 재조명할 때"박진 외교장관 "이승만의 탁월한 외교력과 불굴의 뚝심, 국민에 귀감"최재형 의원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명예회복,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김문수 경사노위원장 "이승만, 세계 최초 반공이론 설파… 위대한 선각자"김진태 강원지사 "대한민국 국부 업적, 더이상 이념 따라 왜곡해선 안돼"
  • ▲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주관으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이승만 대통령 탄신 148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손혜정 기자
    ▲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주관으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이승만 대통령 탄신 148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손혜정 기자
    26일 이승만 건국 대통령 탄신 148주년을 맞아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이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는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가보훈처가 첨단기술 기반으로 제작한 젊은 시절의 이승만 대통령 영상이 상영됐다.

    오는 6월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는 보훈처는 박근혜 정부에 이어 9년 만에 이 전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지칭하는 등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이승만 대통령 탄신 148주년 기념식을 주관하며 그의 독립운동과 건국 전략을 기렸다. 기념사업회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제12대 회장을 맡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일본 내막기(Japan Inside Out)' 저서를 통해 일제의 진주만 공습을 예견한 이 전 대통령의 혜안 ▲카이로 선언의 '한국 독립 결의'를 이끈 이 전 대통령의 외교독립론 ▲대한민국 건국 ▲6·25 전쟁 당시 미국과 연합군의 참전을 이끌어 내 공산주의 세력의 야욕을 막은 이 전 대통령의 리더십 ▲전쟁 통에도 독도를 지키는 평화선인 '이승만 라인' 선포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농지개혁과 의무교육제 도입 ▲박정희정부의 경제개발 주역이 된 인재들의 국비 유학 ▲한국원자력연구소 설립 등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이) 나라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우리가 이승만 대통령을 제자리에 모셔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보훈처장도 축사를 통해 "자유대한민국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역사적 사실만으로도 '공칠과삼'(攻七過三)이 아니라 '공팔과이'(功八過二)로도 부족하다"며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역사의 패륜아로 낙인찍혀 오랜 시간 음지에서 신음했다"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특히 한미동맹은 '자손만대 번영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말씀처럼 대한민국을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으켜 세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현재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번영 그리고 굳건한 한미동맹은 반공 자유주의자였던 이승만 대통령이 만든 안보와 경제의 토대 위에 이루어졌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영을 떠나 이제는 후손들이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며 "그것이 건국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의무일 것이고,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탄신 148주년 기념행사에서 AI 기술로 컬러로 복원한 우남 사진을 들고 소개를 하고 있다. 컬러로 복원한 우남의 사진은 행사 안내책자의 표지 사진으로 사용됐다.ⓒ정상윤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탄신 148주년 기념행사에서 AI 기술로 컬러로 복원한 우남 사진을 들고 소개를 하고 있다. 컬러로 복원한 우남의 사진은 행사 안내책자의 표지 사진으로 사용됐다.ⓒ정상윤 기자
    기념사업회 제10대 회장을 맡았던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행사에 참석,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외교사에 있어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업적은 불멸의 선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초대 건국 대통령으로서 유엔이 인정한 대한민국의 유일한 합법정부 수립을 세계 만방에 선포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미상호방위 체결을 이끈 이승만 대통령의 노력에 대해 "당시 전쟁의 참화에 직면한 약소국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전후 최강국인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와 치열하고 때로는 서로 얼굴을 붉히는 끈질긴 협상을 벌였다"며 "이승만 대통령의 탁월한 외교력과 불굴의 뚝심, 그리고 당당한 외교는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후배 외교관들과 많은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지난 70년 우리의 역사는 이승만 대통령의 혜안이 옳고 또 옳았음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력은 오늘날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 외교력에 있어 G7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8강의 위치에 올라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이승만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없다"라고 단언한 로버트 올리버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승만 박사께서 이루신 업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다수라는 점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랑스럽고 위대한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의 생애와 업적을 자라나는 세대에 제대로 교육시키고 기념관 건립을 비롯해 국가적인 차원의 명예회복 사업들이 이루어져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00년 전인 1923년 3월, 하와이에서 발간하던 태평양 잡지에 공산당의 부당함을 밝히는 논문을 발표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1917년 레닌의 공산혁명에 대해 전 세계 지식인들이 찬양할 때 미국 프린스턴 대학 박사 이승만은 세계 최초로 공산주의의 부당함을 비판하며 반공이론을 설파하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련과 세계 공산국가들이 멸망한지 3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중국 공산당이 건재하고 조선노동당은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 대한민국에도 주체사상이 활개를 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저는 당신께서 얼마나 위대한 선각자이셨는지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기념사업회 자문위원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부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가치와 업적이, 이념과 진영에 따라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하겠다"며 "이승만 대통령께서 제대로 된 평가와 예우를 받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축사에 이어 19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실제 얼굴을 기초로 보훈처가 제작한 인공지능 기반 첨단조작기술(딥페이크) 영상이 상영됐다. 상영물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가 편지를 주고받는 모습을 연출한 영상도 포함됐다. 이승만 대통령의 목소리는 1950년 실제 연설을 '디에이징' 기술로 복원했다.

    박민식 처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정신을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요즘 디지털 젊은 기술과 같이 호흡을 해야 한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 ▲ 이인수 박사 내외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탄신 14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이인수 박사 내외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탄신 14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이날 기념식은 황교안 전 총리, 박민식 처장, 박진 장관, 최재형 의원, 김문수 경사노위원장의 축사와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영상 축사에 이어 묵도, 찬송, 기도, 기념사 및 축사, 설교,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강연, 유족인사 등 예배형식으로 2시간10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는 "저의 마지막 소원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행사가 끝나기 전 기념사업회의 문무일 사무총장은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초점은 '선택'"이라며 "선택을 하되 거기엔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보고 깊이 보고 다시 보는 혜안으로 가득한 그의 선견지명으로, 이승만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에 대한 저희들의 평가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1875년 3월26일 황해도 평산 출생의 이승만 대통령은 1896년 서울에서 협성회를 조직하고 협성회보와 매일신문 주필로도 활동했으며, 젊은 시절부터 독립협회에서 독립민권사상을 고취하는 등 독립운동에 평생을 투신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자 1945년 해방 이후에는 자유민주정의 국가 건설을 주도,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초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4·19 당시 서울대학교 문리대 정치학과 3학년 학생이었던 이영일 전 국회의원(기념사업회 고문)은 '우남 회보'에 낸 '다시 되돌아보는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전략' 기고문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야함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섬겨 민주주의를 파괴하지 않고 완성시켰다"며 "전 세계에서 한때 독재자로 욕먹던 정치지도자 가운데 이승만 같은 리더는 비 서구세계의 어느 지역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민주주의를 수범, 실천한 것"이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