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1만명 감축" 등 잇달아 황당 발언… 국립외교원장 최초 '면직' 기록
  • ▲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지난 2021년 10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종현 기자
    ▲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지난 2021년 10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종현 기자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10일 잔여 임기 5개월을 남긴 상태에서 면직 처분을 받았다.면직 처분을 받은 국립외교원장은 홍 원장이 최초다. 

    외교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통해 "9일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에 대한 면직을 제청했으며 관련 절차를 거쳐 10일 면직 처분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국립외교원장은 외교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다. 따라서 면직 절차도 외교부장관의 면직 제청과 대통령 재가로 이뤄진다. 

    외교부는 "관련 법령(행정절차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금번 면직 제청에 앞서 당사자(홍 원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청문 절차를 지난 2월 22일에 완료했다"며 "금번 면직 제청과 처분 결정은 작년 12월 국립외교원 감사 결과와 지난 22일 청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국립외교원 감사에서 홍 원장을 비롯한 국립외교원 소속 일부 교수들이 금액한도를 넘는 선물을 수수하는 등 청탁금지법을 위반하고 외부활동 신고를 누락한 사례 등을 적발해 주의조치를 내렸다. 

    외교부는 올해 초 홍 원장을 일부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지난달 22일 법조·학계 경력을 갖춘 민간인사 3명이 주재하는 청문회를 열고 홍 원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9일 서부전선의 화성포병부대가 화력습격훈련을 시행해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AP/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9일 서부전선의 화성포병부대가 화력습격훈련을 시행해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AP/뉴시스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 2021년 8월에 임명된 홍 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다른 기조를 보여 왔다. 홍 원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와 관련해 △"지소미아가 없으면 아쉬운 건 미국이다" △"한일 지소미아는 한국 입장에서 체결할 이유가 없었던 협정이다" △"사실상 중국 견제 용도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작동하게 하기 위해 미국이 우리에게 별 소용도 없는 걸 강요한 셈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유지하면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다"(취임 전인 지난 2019년 11월 한국일보 인터뷰)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주한미군과 관련해 △"한국이 재래식 전력으로 북한을 능가한다는 차원에서 국방력 향상을 감안하면 주한미군 병력이 과다하게 배치돼 있으므로 2만8500명 중 1만명 정도는 감축해도 좋다고 제안해야 한다"(취임 전인 2020년 8월 '미·중갈등과 한국의 외교안보 대응전략'에 관한 보고서)고 주장했다.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연합훈련을 하더라도 이런 훈련(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참수훈련)은 이번에 안 한다는 걸 간접적으로 밝혀야 한다" △"본래는 한미연합훈련은 안 해도 된다고 저는 본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의 53분의 1로 축소됐고 군사비도 우리가 10배 이상 쓴 지가 10년이 지났다"(2021년 8월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고 말했다.

    또 △"우리가 훈련(한미연합)하는데 북한은 (단거리미사일이라든지 장사정포 등) 훈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는 않다" △"(훈련) 규모를 상당히 축소하고 내용도 좀 조절해 주면 교류협력이 되고 경제협력이 되면 북한이 이익을 얻어서,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훨씬 강해져 우리를 도발할 이유 자체가 제거된다" △"1992년 말에 다시 한미훈련을 하겠다고 하니 1993년에 (북한이) NPT를 탈퇴했고 1차 북핵위기가 그때 벌어졌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보수 정부에서조차도 훈련 규모를 조절하거나 중단함으로써 평화를 가져왔고, 훈련을 또다시 했더니 엄청난 긴장 관계가 됐다"(2021년 8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그들(북한)의 입장에서는 기회(통신선 복원)를 줬는데 남한이 (한미연합훈련 유예나 취소를) 선택 안 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우리도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내부 군 기강을 단속하고 주민들에게 '우리는 군사 강성대국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차분하게 보며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된다"(2021년 8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고 말했다.

    아울러 홍 원장은 △"한반도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평화 만들기라는 차원에서 볼 때 너무 문제시하는 것이다"(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정도는 묵인할 관용을 보여야 한다" △"북한은 미국의 제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대북제재가 북한 핵 보유의 정당성에 활용되고 있다"(2021년 10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NK포럼), △"한미 연합훈련 중 2부(반격) 훈련을 생략해야 한다"(2021년 12월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등의 주장으로 논란이 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