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지도부' 새롭게 출발하는데… 유승민 "尹이 독점" 반발김재원 "적어도 쓴소리는 당과 대통령 잘되라는 마음에서 해야"
  • ▲ 유승민 전 의원.ⓒ이종현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지도부'가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지도부가 모두 '친윤(친윤석열계)'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구성되자 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윤' 유승민 "오늘부터 공천 협박 시작" 비판

    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는 김기현 신임 대표를 필두로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신임 최고위원과 장예찬 신임 청년최고위원으로 구성됐다. 구성원을 자세히 살펴보면 경선 내내 '윤심(尹心)'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은 김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모두 '친윤'으로 불린다.

    이에 대표적 '비윤(非尹)'으로 평가 받는 유 전 의원은 8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공화국 헌법이 3권분립을 천명한 까닭은 무엇인가? 견제와 균형으로 폭정을 막기 위함"이라며 "이 헌법정신을 지킨 나라들은 발전했고, 못 지킨 나라들은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행정부 책임자인 대통령이 입법부인 여당 의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3권분립을 파괴하고 폭정의 길을 여는 것"이라며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하여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김 대표를 포함한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들이 지도부에 입성한 만큼, 윤 대통령이 당을 장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당을 지배해도 국민의 마음까지 권력으로 지배할 수는 없다. 오늘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권력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 민심"이라고 경계했다.

    유승민 반발에… 김재원 "자기 지분이 사라졌다는 의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의 비판에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자기 지분이 사라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실 탄핵사태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는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 당에 대한 애정 없이 오로지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정치활동만 있었다는 평가도 많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유 전 의원도 우리 당의 훌륭한 인재이고 자산인데, 당을 더 생각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쓴소리라는 것은 적어도 당과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씀이셔야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제3차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될 때부터 꾸준히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됐다. 

    유 전 의원 역시 SNS와 라디오 출연을 통해 '친윤' 후보인 김기현 후보에 맞설 대항마이자, 대표적 '비윤' 주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웠다.

    그러나 연일 윤 대통령을 포함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의 멘트를 날려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점차 주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원선거인단투표 100%'로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하면서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한 구도가 됐고,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유 전 의원은 지난 1월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밝히며 당대표 출마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