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대북제재에 北 사업 차질… 쌍방울 우회지원 논의한 듯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 회의에서 '스마트팜' 등 北 사업 언급도쌍방울 대북사업, 이재명 20대 대선 정책공약과 상당부분 겹쳐
  •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가 2022년 9월27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경기 수원=정상윤 기자)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가 2022년 9월27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경기 수원=정상윤 기자)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기도청 등 압수수색을 통해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 회의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재직 당시 작성된 회의록에는 경기도가 민간차원의 대북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으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자문위원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공동으로 맡고, 각 분야 전문가 30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8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문위 회의록에 따르면, 자문위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총 세 차례 회의를 열고 미국 주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하에서 가능한 대북사업을 구상했다.

    2019년 1월 1차 회의에서는 위원장이 "제재 국면하에서 기금은 현실적으로 집행해야 하는 것이 전제돼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달라"며 "기금이 못쓰게 될 형편에 있다"고 직접 주문했다.

    위원장은 또 2020년 3차 회의에서는 "지금 이 경직된 정사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야 되느냐"며 "지금 기금 사용에 관해서 대개 북한하고 같이 하는 사업 이런 게 대전제로 돼 있다. 이제는 이런 부분을 넘어서서 북한과 잘 안 될 때 남쪽에서 많이 준비해야 할 다양한 사업들을 플랜B로 준비하고 (기금을) 플랜B에 많이 써야 하지 않겠는가"라고도 지적했다.

    이들이 대북제재에 가로막혀 대북사업에 차질이 생기자 '플랜B'로 쌍방울그룹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쌍방울 대북사업, 이재명 대선공약과 판박이… 제3자뇌물죄 정황에 주목

    쌍방울은 2019년 1월 북측과 희토류 등 광물자원 개발사업 관련 협약을 맺었는데, 이 합의는 같은 해 5월 경제협력 전반에 관한 합의로 확대됐다.

    쌍방울의 스마트팜 사업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회의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9년 7월 이뤄진 2차 자문위 회의에 참석한 경기도 평화조성기반과장은 "남측에서 많이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팜 온실농장이 있는데, 6개 연동형 자동화 첨단 온실 약 5000㎡를 계획하고 있다"고 직접 설명했다.

    특히 '희토류 등 광물자원 개발'과 '스마트팜'은 쌍방울 대북사업 당시 20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대북 정책공약과 상당부분 겹친다. 이는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이 대표의 제3자뇌물 혐의를 입증할 주요 정황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