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위' 출범윤정로 KAIST 명예교수 등 13명 특위 위원 위촉사회통합 미래비전 제시‥사각지대 해소 방안 마련
  •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저는 일본에서 태어났고 일본에서 8살까지 컸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미국에서 8년 정도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주배경인, 다문화가족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제 이야기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경험해야 했던 아픈 기억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8개월째 대장정을 벌이고 있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자신도 '일본 태생'이라 '이주배경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지 않는 사회 구조를 만들고, 모두가 차별 없이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주배경인'은 본인 혹은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이 외국 국적인 사람을 가리킨다.

    앞선 여러 회의 자리에서 '화개장터'를 작사한 배경 등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담화로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던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경기도 안산시 글로벌다문화센터에서 열린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며 '이주배경인'으로 사는 동안 현지 친구들에게 놀림받고, 현지 주류사회에 섞이지 못 해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며 "그래서 '이주배경인'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꿈틀거린다"고 말했다.

    195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김 위원장은 1981년 소설 '바람과 박제'가 문학사상에서 소설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했다.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일보 미주지사 기자로 근무했다. 귀국 후 1991년 발표한 소설 '여자의 남자'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금요일 윤석열 대통령께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차별 없는 사회 구현'을 강조하셨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되려면 어느 나라에서 왔든, 언제 왔든, 그 부모가 누구든, 각자가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한 김 위원장은 "그 말을 듣는 제가 감동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이주배경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함께 잘 어울려서 각자의 능력만큼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통합위는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한 뒤 '이주배경인과의 간담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특히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이에바 등 17개국의 이주배경인들이 간담회에 참석,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특위에 바라는 점 등을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주배경인 정책 사각지대 해소… 지역사회 통합모델 제안

    지난 6주간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 출범을 위해 준비 TF를 운영한 국민통합위는 다년간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온 학계 인사 및 일선 현장 전문가, 이주배경을 가진 당사자 중심으로 특위를 구성했다.

    특위 위원장으로 윤정로 국민통합위원회 사회·문화분과위원장을 위촉했고, 동포·외국인근로자·이주배경 청소년 등 대상과 분야별 전문성을 고려해 총 13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또, 학문적 식견이 높거나 이주배경 당사자 대표성 등을 고려해 고문과 자문위원 등 5명의 자문단을 위촉했다.

    국민통합위에 따르면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는 ▲이주배경을 가진 구성원과의 사회통합 정책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원칙 등을 담은 '미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어 ▲이주배경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해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혼재된 용어와 통계를 검토하고 ▲표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어를 개발, 이에 관한 통계 생산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또한 ▲이주배경인 대상 서비스 및 정보 전달체계 현황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서비스 제공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지역사회에 안정적 정착과 통합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법·제도를 개선하고 ▲부처간 칸막이를 넘어선 지역사회 통합모델을 제안하는 한편 ▲다양한 이주배경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인식 전환 및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과 쌍방향 소통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국민통합위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이주배경 인구는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해 약 215만 명에 달하고, 2040년에는 약 350만 명(총 인구의 6.9%)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명실상부한 다문화·다인종 국가에 근접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인구 구성의 변화가 우리 사회 갈등으로 심화되지 않도록 이주배경을 가진 구성원과의 원만한 사회통합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제"라고 역설한 이 관계자는 "다수 부처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보다 거시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이주배경인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는 국정목표 아래 '필요한 국민께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국민께 약속한 바 있다"고 소개한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위'를 통해 밀도 있는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그간 배제돼 온 이주배경인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이주배경인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실질적 대안을 제안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와 관련, 김한길 위원장은 "어떤 이유든 우리 사회 공동체에 함께 있는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 보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지 않는 사회 구조를 만들고, 모두가 차별 없이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은 이주배경을 가진 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그리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며, 우리 사회의 발전과 품격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