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李 지지자 개딸, 민주당 의원들에 문자 보내 반란표 색출"숨은 바퀴벌레들 박멸!"… '이재명 반란표'에 격분한 개딸친명계도 비난 합세… "동지처럼 웃고 뒤에선 검찰독재 굴복"비명계 이상민 "개딸들 문자 내용 살벌해… 인간에 예의 아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을 대상으로 한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민주당 내에서만 최소 31표의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가운데,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이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 명단을 제작해 돌리면서 '문자 테러'를 쏟아내는 등 맹공했다.

    개딸 "익명 뒤에 숨은 바퀴벌레들 박멸!"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개딸의 문자 테러를 두고 "숫자(문자의 양)뿐만 아니라 내용도 굉장히 좀 살벌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문자가 상당히 오고 있다. 저한테도"라며 "그런 말을 서로 간에 인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해서는 안 되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너무 벗어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발표된 전날부터 이탈표 발생에 분노하는 한편 '비명계 솎아내기'에 나섰다.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는 "썩은 수박은 회생 불가" "익명 뒤에 숨은 바퀴벌레들 박멸!" "우리 지역구 의원부터 검수 들어갑니다" 등의 글이 올랐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 의원을 뜻하는 은어다.

    특히 한 지지자는 '수박들 명단!!'이라며 비명계 의원 명단을 만들어 공유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억울하면 니들이 증명해. 니들의 행적이 그 억울함을 만든 거니까" "수박 스스로 놓은 덫에 걸린 모지리들" "저런 것들 때문에 작년 대선에서 지고 나라가 망하고 있는 겁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심지어 일부 지지자들은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이탈표 여부를 물은 후 돌아온 답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비명계 명단에 해당 지역구 의원 계시면 문자로 가결 여부 확인해서 답장이 없으면 100%입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게시했다.

    이 지지자는 "이 방법으로 38명 금방 찾아낼 수 있다"며 "아니라면 아니라고 답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명계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반란표 찾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지지자는 '우리 지역구 의원에게 문의'라며 한 민주당 의원과 나눈 문자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 대화에서 해당 의원은 지지자가 "오늘 투표에서 가결했나. 부결했나"라고 묻자 "누차 부결시키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고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고영인 민주당 의원과 나눈 문자를 공유했다. 문자 내용에 따르면, 해당 지지자는 "이번에 수박 인증 제대로 했네요. 고영인 의원은"이라고 문자를 보냈고, 고 의원은 "나는 부표 던졌으니 함부로 얘기하면 가만 안 있을 겁니다"라고 반박했다.
  • ▲ '낙선 명단'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 공유되는 명단. 민주당 소속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이름이 지역별로 나열돼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낙선 명단'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 공유되는 명단. 민주당 소속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이름이 지역별로 나열돼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치적 야욕 눈 먼 사람"… 친명계 합세

    급기야 친명계도 이탈표 비난에 힘을 보탰다. 이 대표 최측근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체포동의안 표결을 마친 뒤 "이 대표가 대선을 이겼으면 자기가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도 "우리 당과 이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 없느냐"며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양이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앞에선 동지처럼 웃고 뒤에선 검찰독재에 굴복하다니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자신의 성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투쟁하던 그 정신은 어디로 갔느냐"고 비난했다.

    박영훈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도 "당에 있는 사람인 당인은 사사로운 자신의 감정보다 당을 생각했어야 한다. 지금 누구는 허탈해하고, 누구는 분노한다"고 개탄했다.

    박 부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앞에는 무능하고 무례한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가 있다. 어떻게 이 사람들을 앞에 두고 어떻게 이런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며 "도대체 기권과 무효표, 그리고 일부 가결 찬성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단순히 토라진 감정의 표현 말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비명계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토론회 '민주당의길'은 28일 정례 회의를 돌연 취소했다.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대거 쏟아지자 후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길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오늘은 회의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회의 취소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국회의원 297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169석인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반대를 준당론으로 추진했음에도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무소속과 기본소득당 의원들을 포함하면 범민주당에서 '이재명 반란표'는 최대 38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