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족, 분향소 자진철거 기한 지났음에도 기자회견 열어 유지 의사 재확인"서울광장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까지 함께 해 달라… 오세훈 '악어 눈물' 흘렸어"서울시, 예고했던 행정대집행은 하지 않아… "자진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어"
  •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15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이날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이날 행정대집행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서성진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15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이날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이날 행정대집행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서성진 기자
    서울시가 이태원참사 유가족 측에 요청한 서울광장분향소 자진철거 기한인 15일 오후 1시가 지났지만 유족 측은 "추모를 방해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한다"며 끝내 철거하지 않았다. 

    시는 이날 분향소 강제철거 집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유족 측이 서울광장분향소를 자진철거해야 한다"는 견해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제 행정대집행을 실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자진철거 요청 입장은 변함 없어"

    서울시는 15일 오후 성명을 내고 "추모의 취지는 백분 공감하지만 고인들에 대한 추모 또한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부득이 행정대집행 절차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기존 원칙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서울광장의 불법시설물 철거를 전제로 합법적인 어떤 제안도 상호 논의할 수 있다는 서울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유가족 측의 답변을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아무런 답변 없이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도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행정대집행을 오늘(15일)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언제 시행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계고장에도 자진철거 시한만 명시될 뿐, 집행 시기가 특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유족 측이 분향소를 자진철거해야 한다는 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계고장을 한 차례 더 보낼지, 행정대집행을 시행할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추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시는 앞서 "분향소를 2월8일 오후 1시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2차 계고서를 전달한 뒤, 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15일 오후1시까지로 기한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철거 시한이 지난 이날 서울시는 행정대집행을 하지 않았다. 

    유족 "서울광장에서 끝까지 함께하겠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인원 10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분향소에서 서울시와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빨간 목도리를 두른 이들은 "추모는 모두의 권리다" "서울시는 위험한 행정집행 중단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앉거나 서 있었다.

    분향소 주변은 취재진과 일반 시민을 포함한 인파들로 북적였다. 유족 측과 서울시의 무력충돌이 재차 발생할 것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600∼700명도 서울광장 주변에 배치돼 있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태원참사가 있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는 대통령·국무총리·행안부장관·서울시장은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시민들을 향해 "끝까지 유가족과 서울광장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까지 함께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 

    남인순 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장은 "오세훈 시장은 앞서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면 시민이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대통령과 서울시장은 애도 기간에 추모를 다 하지 않았느냐며 청년과 시민의 추모에 훼방을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족 측은 기자회견 중간에 "힘내세요" "함께하겠습니다"를 외쳐 달라며 선창했고, 이에 박수를 치며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이 있었다. 기자회견은 오후 1시48분쯤 끝났고, 서울시가 별다른 반응이 없자 유족 측은 "행정대집행을 막았다"며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