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구치소 접견 변호인에게 "정민용에게 김용 만나라고 해 달라" 부탁정민용, 김용 3차례 만나 '검찰 수뇌부와 대화 통하는 변호사 소개' 요청김용 "이재명 후보가 아직 대통령 아니라 100% 힘을 쓸 수 없다" 취지로 대답정민용 "이태형 변호사가 소개, 고검장 출신 변호사 찾아올 것"… 남욱 측에 전해
  • ▲ 남욱 변호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남욱 변호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대장동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가 지난해 11월 구속된 상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구명(救命) 요청을 했다는 남 변호사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지난해 11월 변호인에게 "정민용 변호사 연락해 김용 만나보라"

    1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서울구치소로 접견 온 변호인에게 '정민용 변호사에게 연락해 김용을 만나보라고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추천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밑에서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인물로, 당시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고 있었다.

    이후 정 변호사는 남씨 말대로 공중전화 등을 통해 김 전 부원장에게 연락했고,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서 세 차례 김 전 부원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때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가 쓴 '쪽지'를 전달했는데 '대장동사업을 주도한 것은 내가 아니고 김만배' '검찰 수뇌부와 대화가 통하는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에 김 전 부원장이 '이재명 후보가 아직 대통령이 아니라 100% 힘을 쓸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다.

    이후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 변호인에게 "이태형 변호사가 소개해 준 고검장 출신 A변호사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과거 이 대표의 선거법 관련 재판의 변호인 중 한 명이었고, 이재명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남 변호사의 부탁을 이 변호사를 통해 들어준 정황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A변호사는 이 변호사와 대학·사법연수원 동기이며 지난해 6월 고검장에서 퇴임한 전관으로 알려졌다.

    A변호사, 남욱 측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 곽상도 전 의원 관련 조사 부탁

    A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됐고, 지난해 12월 말 남 변호사에게 '내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검찰에 가서 곽상도 전 의원 관련 조사를 받아 달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는 검찰이 곽 전 의원에 대해 1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직후였다.

    이후 남 변호사가 검찰에 '곽 전 의원에게 2016년 변호사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곽 전 의원은 지난 2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남 변호사는 '변호사비'라고 했지만, 당시 수사팀은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도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추가 기소되자 A변호사는 남 변호사에게 해임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변호사는 조선일보에 "남씨의 변호를 맡은 것은 이태형 변호사나 김 전 부원장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말했다. 이태형 변호사도 "남 전 변호사에게 A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