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권경쟁 돌입?…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27%로 1위국민의힘 일각 "당심 호의적이지 않아… 동업자 확신 안 들어" 일침'어부지리 당대표' 우려에… 홍준표 "그런 염려 안 해도 돼" 선 그어
  • ▲ 유승민 전 의원.ⓒ이종현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내년 3월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당권경쟁이 과열되면서 당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시큰둥한 모습이다.

    "총선 이기고 싶으면 유승민 택하라"… 유승민, 당권 도전 시사

    15일 여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주자는 김기현·안철수·조경태·윤상현 의원 등이다. 원외 인사인 유 전 의원도 꾸준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상황인 만큼 (출마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셋째 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로 유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유 전 의원이 27%로 가장 높았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로 2위, 나경원 전 의원이 5%로 3위, 이 외에 김기현·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3%로 나타났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압도적민심"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구애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에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총선을 이기고 싶으면 '유승민을 선택하십시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간접적으로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당대표의 조건으로 '수도권'과 'MZ세대'의 표심을 받을 수 있는 인사를 강조한 것과 관련 "저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비윤(비윤석열)계'인 유 전 의원은 최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권력에 아부해서 공천 받고 떡고물이라도 나눠 가려고 왕이 없는 세상에 왕을 일부러 만들어 받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민주공화국에서 윤핵관, 충신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유치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지난 6·1지방선거 경선 당시) 당원들을 거의 못 만날 정도로 당시에 대통령 측에서 정말 심하게 하더라"라며 "1년 전에 (대선) 경선 때 그때 무슨 감정이 남아서 아직도 정치보복을 하는 거라면 그런 정치는 정말 속 좁고 쩨쩨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이 내년 3월로 가시화하며 당권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유 전 의원도 차기 당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 ▲ 홍준표 대구시장.ⓒ뉴데일리 DB
    ▲ 홍준표 대구시장.ⓒ뉴데일리 DB
    "당원들한테 인기 있는 분 아냐"… 與 내부에서는 '시큰둥'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그러나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 전 의원이 윤석열정부를 뒷받침할 집권 여당을 이끄는 대표가 되는 것과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모습이 서로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15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누구든지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유 전 의원은) 당내에서 당원들한테 인기 있는 분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도 그렇고 당원들이 봤을 때는 당심이 그렇게 호의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당원들의 지지도가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도 내후년 총선 승리를 위한 동업자 역할을 할 수 있게 조정해 나가야 한다. 그게 바로 정치 아닌가"라면서도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유 전 의원의 경우 대통령에 대한 여러 발언들을 보면 감정에 너무 치우쳐 있다"며 "동업자적인 확신이 안 든다는 것이 당원들의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결국 총선 승리를 왜 하나. 우리 대한민국의 가치와 근간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한 윤 의원은 "그런 면에 있어서 같이 동참할 수 있는 방향을 강구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홍 시장은 지난 13일 밤 자신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친윤 주자들이 대거 나설 경우 유 전 의원이 어부지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된다'고 말하자 "그런 염려 안 해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지 정치에 젖어 아무 내용 없이 겉멋에 취해 사는 사람, 차기 대선이나 노리고 자기정치나 할 사람, 소신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눈치나 보는 사람, 배신을 밥 먹듯이 하고 사욕에 젖어 당이나 나라보다는 개인 욕심에만 열중하는 사람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이 직접적으로 유 전 의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 전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사에서 인용한 전국지표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