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방통위 상대 행정소송 낸 CTS 손 들어 줘재판부 "방통위, 채널 특성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1심 판결에 불복한 방통위, 항소 진행
  • ▲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정상윤 기자
    ▲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정상윤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차별금지법 도입에 반대하는 방송을 한 기독교 전문 방송사를 제재한 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12일 CTS기독교TV(CTS)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제재조치명령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CTS는 2020년 7월 차별금지법 도입에 대한 대담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감수성이 예민한 그 청소년들이 그런 법안 때문에 성적으로 타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된다", "동성애 옹호교육이 강화됨으로써 동성애자들, 트랜스젠더들이 많아지게 된다" 등 동성애에 부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CTS 방송 "차별금지법으로 동성애, 트렌스젠더 많아질 것"

    이에 방통위는 해당 프로그램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그해 11월 CTS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방통위는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한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를 다루면서도 출연자를 편향적으로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않았다"라며 "해당 법안에 대한 사실과 다른 일부 출연자들의 주장이나 의견을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CTS의 손을 들어줬다. 방통위가 채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재판부는 "해당 채널은 민간사업자인 원고가 기독교 교리를 교육하고 선교할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교단·교회·교인들에게서 받는 헌금과 기부금이 주된 재원이고, 공공기관의 보조금 비중은 현저히 낮은 만큼 지상파 등 공영방송 수준의 높은 공익성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 프로그램은 종교 전문 채널에서 동성애를 불허하는 특정 종교의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차별금지법의 법률적·사회적 문제점에 관해 주장을 편 것으로, 종교의 자유 보호 영역에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며 "이를 규제할 때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法 "방통위 제재는 종교의 자유 침해 위험"

    이어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존립·발전시키는 기초가 되는 기본권인 만큼, 특히 정치적 분야에서 언론의 자유는 더욱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라며 "엄밀히 해당 프로그램 주제는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의 정당성이고, 이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정치적 현안을 다룬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방송 편성의 자유를 더 넓게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관점을 종합해볼 때 이 사건 프로그램은 방송법상 제재 필요성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라며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