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중 국방장관회담서 한반도 및 지역 안보정세 의견 교환한국 "북핵·미사일 고도화 타당치 않아… 한미에 책임전가"중국 "한반도 안정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 해와…당사국 대화 통한 문제해결 노력해야"22일에는 한국-호주·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국방장관과 각각 회담…군사안보 협력 약속
  •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양자회담을 갖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국방부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양자회담을 갖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국방부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차 캄보디아를 방문한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이날 중국과의 장관회담에서 웨이 부장에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한미동맹의 군사연습과 미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북한의)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지난 수년간 남북과 미북이 대화를 진행하던 시기에도 은밀히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다"며 "최근 신형미사일 개발과 ICBM 발사, 핵실험 준비는 김정은 정권이 밝힌 국방력 강화계획에 따른 것으로, 외부 위협이 원인이라는 주장은 책임전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확대는 한미,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압박과 결속력 강화를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결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중국 리커창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중국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웨이 부장은 중국도 한반도에서의 긴장고조와 불안정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중국이 지속적으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음을 언급하면서 당사국들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양 장관은 ▲2015년 실시 후 중단된 국방장관 상호 방문 ▲2019년 이후 중단된 차관급 국방전략대회 ▲양국 국방부간 직통전화를 포함한 양국 군사당국간 연락체계 운용 ▲다양한 차원에서의 상호방문과 교육훈련, 학생교류를 포함한 인적교류 등을 정상화하고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오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악수하는 모습. ⓒ국방부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오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악수하는 모습. ⓒ국방부
    한국, 호주·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과도 차례로 국방장관 회담

    한국은 전날인 지난 22일(현지시간) 호주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4개국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고 상호 국방 및 군사안보에 협력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과 만난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한국의 '국방혁신 4.0', 호주의 '국방전략검토'를 작성하는데 긴밀히 공조하면서 협력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양 장관의 만남은 이날이 세 번째로, 지난 6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이어 8월 이 장관의 호주 방문 시에도 만나 장관회담을 가졌다.

    양국 장관은 ▲국방·군사분야에서의 인적교류 활성화 ▲양자 또는 다자 연합훈련의 빈도와 수준 제고 ▲양국 군간 상호운용성 증진을 위한 방산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연합훈련 및 국방과학기술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들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으며, 이종섭 장관은 리처드 말스 장관에게 "북한의 최근 ICBM 발사와 관련해 유엔안보리 회의 이후 발표된 '대북규탄 공동성명'에 호주가 적극 동참해준 데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인도네시아와의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방산 분야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다. 인니는 아세안 중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장관은 ▲인니가 주관하는 코모도 훈련 등 다자연합훈련 참여 ▲대테러 ▲KF-21 차세대 전투기 사업, 잠수함, 헬기 등 방산협력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니 국방장관은 한국과의 국방·방산 협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특히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 국방방관은 이번 양자회담을 통해 앞으로 인태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인니의 성공적인 의장국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과 인니는 지난 2017년 11월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하는 내용이 담긴 '한-인니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관계 격상에 따라 ▲전략적 협력 ▲실질 협력 ▲인적 교류 ▲지역·글로벌 협력에 뜻을 같이했다.
  •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역내 안보정세 및 양국 국방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국방부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역내 안보정세 및 양국 국방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국방부
    다음으로 호세 파우스티노 필리핀 국방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는 ▲고위급 인사교류 ▲상호운용성 강화를 위한 연합훈련 확대 ▲방산협력 강화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파우스티노 장관은 "2013년 한-필리핀 간 국방협력 MOU 체결 후 양국의 국방·방산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지난 달 필리핀에서 개최된 카만닥 다자훈련에 한국 해병대가 참가했고, 지난 8월에는 블랙이글스 비행팀이 필리핀에 전개하는 등 군사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 軍 현대화'와 관련, 초계함과 다목적전투기 추진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한국과 필리핀 간 국방·방산협력이 양국관계는 물론 인태지역 내 안정과 평화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과는 내년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국방협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한·베 국방장관은 장관회담에서 ▲한국 국방장관의 베트남 조기 방문을 포함한 국방 고위인사 교류 확대 ▲양국의 국방소요 및 능력을 고려한 방산협력 활성화 ▲지뢰제거 관련 협력 ▲한-아세안 차원의 국방협력 심화 등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장관은 내년 중 베트남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베트남 내 지뢰제거를 위해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수교 30주년인 2023년을 맞아 해양안보와 사이버안보 등에서 국방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판 반 장 장관은 한국의 초계함 추가 양도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이 장관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은 지난 2017년 6월 김천함과 2018년 10월 여수함을 베트남에 양도한 바 있다.